왼쪽부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왼쪽부터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대선주자들이 속속 출마를 준비하는 등 행보를 구체화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 계기가 됐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등이 대선주자로 눈독 들이고 있는 반 전 총장은 10년간의 유엔 직무를 마치고 12일 귀국했다. 여야 4당 대선주자는 다음주부터 줄줄이 출사표를 던진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성남시장이 15일 광주에서 대선 출정식을 연다. 15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야권의 텃밭인 광주에서 시작해 본격적인 세몰이를 하겠다는 구상이다. 친노(친노무현)계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세대교체를 넘은 시대교체’라는 자신의 비전을 담은 대선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권도전을 공식 선언했고 조만간 출정식을 열 예정이다.

바른정당 소속 대선주자들도 가세한다. 유승민 의원은 “제대로 개혁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25일 바른정당 대선 경선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유 의원과 같은 날 대선 경선 출마 선언을 하고 그동안 밝혀왔던 각종 정책 이슈에 대한 견해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주자들이 출마를 서두르는 데는 ‘설 연휴 민심’을 흔들어 보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 한 야권 관계자는 “설 연휴 때 밥상머리 민심에서 후보 이름이 자주 거론되려면 설 연휴 전에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공식적인 대선주자로 나서야 한다”며 “출마선언도 안한 주자들을 어느 국민이 차례상 앞에서 언급하겠느냐”고 말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당장 출마선언보다는 민심행보와 대선 구상을 일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10일엔 ‘재벌개혁’을 담은 경제공약 1호를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설 연휴 직전 6개 분야에 걸쳐 시대정신과 개혁과제를 대담 형식으로 정리해 책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국가 대개조에 대한 자신의 비전뿐만 아니라 그동안 살아온 길과 정치를 하면서 느꼈던 소회, 정치 역정에서의 숨겨진 이야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전후로 벌어진 한국사회에 대한 진단 등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는 5년 전 18대 대선에 출마하기 전에도 ‘문재인의 운명’을 출간한 뒤 전국 순회 북 콘서트를 열며 흥행몰이에 나섰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