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마을 지키는 '만물수리공'
부산 범천2동의 호천생활문화센터에서 한 남자가 쌍안경을 들고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 ‘수상한 남자’의 정체는 마을지기 만물수리공. 부산의 오래된 단독주택 지역에서 주택 유지·관리, 무인 택배 등 주민생활 편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이다. 부산시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 노후주택 밀집지역 마을지기사무소 세 곳에 만물수리공 상징조형물을 설치했다. 마을지기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만물수리공의 실제 모습을 본떠 만든 조형물이다. 늘 작업복 차림에 쌍안경을 들고 마을 사람들이 어디 불편한 데는 없는지 살피는 것. 민생 정치는 이처럼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