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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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16~20일) 국내 증시는 상승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식을 전후로 변동폭이 커질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의 지난 4분기 실적시즌이 본격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강화되고 있다. 다만 오는 20일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관망 심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정책 우려가 불거질 경우 지수 상승이 제한될 수 있어서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1년6개월여 만에 208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이 12거래일 연속 '사자'를 외치고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나란히 강세를 나타낸 점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15일 케이프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이번주 2100선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국내 기업들의 지난 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김예은 연구원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국면 탈피 가능성과 삼성전자가 내놓은 깜짝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은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며 "반도체 등 투자 사이클이 회복될 가능성을 반영한 업종에서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외국인, 기관의 수급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봤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달러화 강세가 완화되면서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갈 환경이 조성됐다"며 "기관의 매도세 진정까지 동반된다면 지수 상승을 떠받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개월만에 최저치로 밀린 상황이다. 원화가치도 달러화 대비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이틀간 22원 급락하며 한 달만에 1170원대로 주저앉았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은행, 금속·광물, 자동차·부품, 정보기술(IT), 하드웨어, 화학 업종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라고 강조했다.

KTB투자증권도 이번주 코스피지수의 2100 진입 가능성을 열어놨다. 김윤서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상승 동력을 얻기 위해선 미국, 중국(G2)의 경제지표 결과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추가 강세와 이를 지원할 외국인의 수급 개선이 나타나려면 글로벌 경기 확장에 대한 물증이 필요하다"며 "이번주 발표될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증시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18일, 20일 각각 예정된 미국의 12월 산업생산, 중국의 12월 산업생산 지표 결과를 눈여겨 보라고 조언했다.

다만 오는 20일 취임식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 우려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점은 지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제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로서 시장 불확실성만을 더 키웠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은 취임식에서 발표될 트럼프 발언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내각과 정부 부채 한도 등을 감안하면 트럼프의 공약은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취임식 이후 의회 법안 상정 과정에서의 불확실성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호무역 확대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주식시장은 트럼프 취임 이후 단기 조정이 나타날 수 있고 국내 주식시장에도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