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임금협상·기내난동 등 대한항공 이미지 개선 과제
박세창, 4차 산업혁명 TF 맡아…금호타이어 인수 등 발등의 불
둘다 격식 따지지 않는 현장형…경영능력 검증 받는 해 될 것
◆그룹은 2세, 항공은 3세 몫
한진과 금호는 각각 조양호 회장과 박삼구 회장이 그룹 전반을 지휘하는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주력 사업인 항공분야에 대한 경영은 3세가 주로 챙기는 모양새다. 두 사람 앞에는 올해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 기본적으로 회사 실적 관리가 문제다. 올해는 환율과 유가가 모두 항공사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올해 실적은 두 사람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회사 현안을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도 이들에겐 숙제다. 조 사장은 2015년부터 2년째 해결하지 못한 조종사 노동조합 임금협상 문제를 풀어야 한다. 재무구조 개선과 객실 난동 사건으로 떨어진 회사 이미지를 개선해 안전 체계를 강화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4차 산업혁명 태스크포스(TF)팀장도 겸하고 있다. 관련 성과를 내는 게 중요 과제로 꼽힌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것은 금호의 올해 경영목표다. 또 박 사장은 박 회장의 숙원인 금호타이어 인수 전략을 짜는 데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금호타이어에서 1년간 경영기획 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가 성사돼야 박 사장의 역할도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서로 비슷한 점 많아
조 사장과 박 사장은 모두 1975년생 토끼띠다. 조 사장은 1976년 1월생이지만 공식 프로필은 음력(1975년 12월)을 사용한다. 1975년생들과 학교를 같이 다녔다. 두 사람은 나이 외에도 외국 유학 경험부터 경영 전면에 나서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거친 점 등 비슷한 면모가 많다.
조 사장은 2003년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 영업기획담당 차장으로 입사해 이듬해 대한항공으로 이동했다. 이후 항공 핵심 분야인 자재, 경영기획, 화물, 여객 등을 경험한 뒤 대한항공 총괄부사장이 되면서 역할을 확대했다.
내부 평가는 긍정적인 편이다. 조 사장은 2009년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 시절 미국발(發) 금융위기, 신종플루 등으로 업황이 나빠졌을 때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역발상 전략을 시도했다. 한국 여행객 수요 감소에 대응해 미국, 아시아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을 거쳐 제3국으로 가는 환승 수요를 공략했다. 덕분에 그해 세계 항공사들이 대부분 영업손실을 내는 와중에도 대한항공은 1334억원의 흑자를 냈다. 2014년에는 ‘신(新) 여객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요청사항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박 사장은 2000년부터 2년간 경영컨설팅업체인 AT커니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조 사장보다 1년 이른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차장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2006년부터 약 4년간은 그룹 계열사의 경영 컨설팅, 전략 수립을 맡았다. 2007~2011년 금호타이어가 영국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공식후원 계약을 맺고 유럽 스포츠마케팅을 벌인 것은 박 사장의 아이디어다. 당시 후원은 금호타이어의 해외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두 사람의 경영 스타일은 ‘현장형’으로 통한다. 조 사장은 현장을 확인해 업무에 반영하는 ‘현장 중시 철학’을 강조한다. 또 격식을 따지지 않는 신속한 보고와 의사결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사장도 영업전략을 수립할 때 현장부터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두 3세가 함께 사장 자리에서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첫 해여서 주목된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