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트럼프 시대] '양날의 칼' 트럼프노믹스…"중국서 투자 제안" vs "최악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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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제정책 현장 반응
중소기업 기대지수 최고
러스트벨트 지역 기업인, 감세·규제완화에 큰 기대
트럼프노믹스는 모순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 대두…"실패 땐 스태그플레이션"
중소기업 기대지수 최고
러스트벨트 지역 기업인, 감세·규제완화에 큰 기대
트럼프노믹스는 모순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 대두…"실패 땐 스태그플레이션"
미국 미시간주 캔턴시의 호세 레이스 유니버설프로덕트 대표(61)는 30년 전 멕시코에서 이민 와 자수성가한 중소기업인이다. 그는 자재 등을 수입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미국 자동차 업체와 월마트 등에 납품하고 있다.
캔턴시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기대지수가 1980년 이후 최고치”라며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를 낙관했다. 물류창고에 쌓인 제품을 보여주며 “트럼프가 당선된 뒤 수출만 하던 중국 쪽 파트너들이 합작회사 설립을 타진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이 개별 기업의 투자유치 노력과 결합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노믹스는 리스크”
트럼프 당선자는 대대적 감세와 규제 완화, 사회간접시설(SOC) 투자,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재정비 등으로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5~4% 성장과 총 2500만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하기도 전에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도요타자동차, 중국의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과 포드자동차,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 기업들로부터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엔 짙은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트럼프노믹스의 모순과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만난 중소기업인 앨워스 해리스 씨(48)는 “난 공화당원이지만 트럼프를 찍지 않았다”며 “트럼프의 공약은 강(强)달러 정책이면서 수출 확대를 얘기하고, 재정지출 확대를 얘기하며 재정 건전화를 목표로 삼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0년째 북미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첨단소재USA의 전수환 차장은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현장에서 어떤 효과와 부작용을 낳을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기업인도 트럼프노믹스 자체가 경영에 가장 큰 리스크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국제유가 상승, 중국과의 통상분쟁, 10년 주기로 돌아오는 글로벌 경제위기 가능성 등이 있지만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종잡기 힘들다고 했다. 시카고에서 만난 한 무역업체 관계자는 “트럼프노믹스가 불러올 재앙에 미리 대비해야 할 때”라고 우려했다.
학계에서도 공방 치열
학계에서도 트럼프노믹스는 뜨거운 감자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ASA)에서 경제학자들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트럼프노믹스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연 2.75% 이상 경제를 성장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놓은 연평균 경제성장률 1.8%를 웃도는 전망이다. 반면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등은 “트럼프 차기 정부의 경제팀이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것 같다”며 “연 3% 이상 성장론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미국 경제가 2009년 6월부터 91개월(7년7개월) 연속 확장 국면에 있다는 점도 오히려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는 1854년(10년)에 이어 네 번째 긴 기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 대통령 임기 중 미국 경제는 다시 한 번 침체 국면에 빠지거나 미국 역사상 가장 긴 확장 국면 기록을 쓰게 될 것”이라며 “가능성은 침체 쪽이 높다”고 보도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을 기반으로 한 트럼프노믹스가 실패하면 경기 부진과 거대한 빚더미, 인플레이션이 결합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2500만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약속한 8년 동안 미국 내 일자리 창출 규모. 트럼프는 지난해 9월 이 같은 공약을 발표하면서 “미국산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미국산 비행기가 하늘로 치솟을 것이며, 미국산 배가 바다를 순찰하고, 미국산 철강으로 지은 고층빌딩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디트로이트·인디애나폴리스=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캔턴시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기대지수가 1980년 이후 최고치”라며 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 효과를 낙관했다. 물류창고에 쌓인 제품을 보여주며 “트럼프가 당선된 뒤 수출만 하던 중국 쪽 파트너들이 합작회사 설립을 타진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이 개별 기업의 투자유치 노력과 결합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노믹스는 리스크”
트럼프 당선자는 대대적 감세와 규제 완화, 사회간접시설(SOC) 투자,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재정비 등으로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5~4% 성장과 총 2500만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하기도 전에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도요타자동차, 중국의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과 포드자동차,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 기업들로부터 투자 및 일자리 창출 약속을 받아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엔 짙은 그림자도 어른거린다. 트럼프노믹스의 모순과 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만난 중소기업인 앨워스 해리스 씨(48)는 “난 공화당원이지만 트럼프를 찍지 않았다”며 “트럼프의 공약은 강(强)달러 정책이면서 수출 확대를 얘기하고, 재정지출 확대를 얘기하며 재정 건전화를 목표로 삼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10년째 북미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롯데첨단소재USA의 전수환 차장은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현장에서 어떤 효과와 부작용을 낳을지 불분명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기업인도 트럼프노믹스 자체가 경영에 가장 큰 리스크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국제유가 상승, 중국과의 통상분쟁, 10년 주기로 돌아오는 글로벌 경제위기 가능성 등이 있지만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종잡기 힘들다고 했다. 시카고에서 만난 한 무역업체 관계자는 “트럼프노믹스가 불러올 재앙에 미리 대비해야 할 때”라고 우려했다.
학계에서도 공방 치열
학계에서도 트럼프노믹스는 뜨거운 감자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경제학회(ASA)에서 경제학자들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트럼프노믹스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연 2.75% 이상 경제를 성장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놓은 연평균 경제성장률 1.8%를 웃도는 전망이다. 반면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등은 “트럼프 차기 정부의 경제팀이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것 같다”며 “연 3% 이상 성장론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미국 경제가 2009년 6월부터 91개월(7년7개월) 연속 확장 국면에 있다는 점도 오히려 경기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다. 이는 1854년(10년)에 이어 네 번째 긴 기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음 대통령 임기 중 미국 경제는 다시 한 번 침체 국면에 빠지거나 미국 역사상 가장 긴 확장 국면 기록을 쓰게 될 것”이라며 “가능성은 침체 쪽이 높다”고 보도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을 기반으로 한 트럼프노믹스가 실패하면 경기 부진과 거대한 빚더미, 인플레이션이 결합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2500만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약속한 8년 동안 미국 내 일자리 창출 규모. 트럼프는 지난해 9월 이 같은 공약을 발표하면서 “미국산 자동차가 도로를 달리고, 미국산 비행기가 하늘로 치솟을 것이며, 미국산 배가 바다를 순찰하고, 미국산 철강으로 지은 고층빌딩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카고·디트로이트·인디애나폴리스=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