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거래 전면 중단하는 농협…전산 시스템 때문
전국의 지역 농·축협과 농협은행이 전산망 교체를 이유로 설 연휴기간 금융거래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설을 맞아 고향에 내려가는 소비자와 농어촌 읍·면 지역 주민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중앙회는 농·축협과 농협은행의 전산시스템을 새로 구축하기 위해 설 연휴인 27일 오전 0시부터 30일 밤 12시까지 금융거래를 일제히 중단한다고 15일 발표했다. 자동화기기(CD·ATM) 입·출금과 계좌이체는 물론 인터넷·모바일뱅킹과 텔레뱅킹 계좌이체·조회까지 전면 중단된다. 다른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농협 계좌로 입·출금하는 것도 안 된다.

농어촌 등 금융서비스 소외지역을 중심으로 4641개 점포망을 운영 중인 농협이 설 연휴에 거래를 중단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외환·하나은행 전산통합, 2006년 조흥·신한은행 전산통합 등은 명절 연휴를 피해 이뤄졌다. 농협 관계자는 “농협은행과 지역 농·축협 간 전산 분리를 올해까지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세뱃돈 등 설 연휴 기간 필요한 현금은 미리 찾고, 계좌이체 등 금융거래는 연휴 이전에 처리하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절에는 통상 평일보다 15~20%가량 사용량이 늘어나는 체크카드도 설 연휴 첫날을 제외한 28~30일 사용할 수 없다.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업무도 중단된다. 오프라인 결제는 가능하지만 28일 오후 4시부터 29일 오전 2시까지 약 10시간 동안 온라인 결제 및 모바일 간편결제 등이 일시적으로 제한된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