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책 미추 대표 "애증의 역사 극복할 한류의 '원류'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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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예술총감독된 손진책 미추 대표
11월 '사돈의 나라' 베트남서 개최
양국이 공유하는 문화콘텐츠 발굴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 구축"
11월 '사돈의 나라' 베트남서 개최
양국이 공유하는 문화콘텐츠 발굴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 구축"

연극연출가인 손진책 극단 미추 대표(사진)는 17일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의 예술총감독으로 위촉된 직후 이렇게 말했다. 올해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오는 11월 베트남 경제수도 호찌민에서 열린다. 2006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2013년 터키 이스탄불에 이은 세 번째 해외 행사다.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한류 열풍을 선도하는 국가인 데다 국내 기업의 진출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곳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 베트남 정부가 주최하고,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주관한다.
손 감독은 한국 공연계의 ‘대부’ 같은 존재다. 현대 ‘마당놀이’의 창시자로 ‘적도 아래 맥베스’ ‘심청이 온다’ ‘춘향전’ ‘화선 김홍도’ 등 한국적인 작품을 만들어 냈으며 국립극단 예술감독(2011~2013년)을 지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전야제,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식, 2015년 경북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 개·폐막식 등의 총연출을 맡는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른 경험도 풍부하다.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서는 경주와 호찌민의 세계적인 역사문화유산 가치를 재조명하고, 양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콘텐츠를 발굴할 계획이다. 손 감독은 “개·폐막식에서 일방적으로 우리 문화만 알리고 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베트남의 고전 설화, 민담, 신화 중에서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소재나 서사를 찾아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엑스포는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사회문화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베트남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달리 유교적 전통을 계승하고 있어 한국과 문화적 공통점이 많다. 정선 이씨와 화산 이씨는 900여년 전 베트남에서 유래해 한국에 정착한 가문이다.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베트남인은 13만명에 달한다. 2015년 말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4600여곳으로,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14만명이다.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 수가 5만명에 달해 ‘사돈의 나라’라고도 부른다. 경상북도는 2005년 베트남 타이응우옌성과 자매결연을 맺고 새마을운동시범마을을 조성하고 새마을연구소를 열었다.
손 감독은 “한류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이번 엑스포를 베트남 사람들이 한류의 ‘원류’를 찾아볼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손 감독에게 위촉장을 전달한 김관용 경북지사는 “문화를 통해 두 나라가 미래 지향적 동반자 관계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