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한국에 전화해도 받을 상대 없는 상황 해결해야"
차기 미국 행정부에서 일할 가능성이 있는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교수(사진)는 18일 “미국 정권 교체 상황에서 한국의 지속 가능한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상의 주최 ‘트럼프 시대, 한국 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한국의 지도부와 대화하려 해도 전화를 받을 상대가 없다는 것은 좋은 상황이 아니기에 이런 문제는 가능한 한 일찍 해결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제한 뒤 “북한과 관련한 위협이 일어나면 우리는 명확하게 누가 우방인지 아닌지를 알게 될 것”이라며 “북한을 막기 위해 한·미, 한·미·일 합동군사훈련 등을 통해 방위력과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미국 정권 교체에 상관없이 대북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재와 압박은 외교의 한 수단으로 상대가 협상 테이블에 나올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무기지원 프로그램 중단, 검증 가능한 핵개발 프로그램 해체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외교 경로를 열고 인도적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미국 국무부나 국방부의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로 거론되는 점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세미나에 함께 참석한 매튜 굿맨 CSIS 수석연구원은 “차기 미국 행정부는 백악관을 중심으로 무역대표부(USTR), 미국 중앙은행(Fed), 국가경제위원회(NEC), 새로 만들어진 국가무역위원회(NTC) 등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 기관들의 업무 영역이 이른 시일 안에 정리되지 않으면 혼선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굿맨 연구원은 “많은 기업이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 표적이 될 수 있기에 한국 기업들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며 “거래를 우선하는 비즈니스 경험이 정책 형성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