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이야기' SNS에 연재
서울대 인문대 4학년인 김대현 씨(24·사진 왼쪽)와 미대 3학년 최서현 씨(21)는 지난해 9월부터 매주 서울 신림동 고시촌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매주 3~4분짜리 인터뷰 영상을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연재한다. 일명 ‘고시촌 이야기’ 프로젝트다.
두 사람은 학내 언론 ‘서울대저널’ 기자 출신이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각각 자취 생활을 하던 이들은 사법고시 폐지로 고시촌이 갈수록 침체되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김씨는 “고시생들이 떠나면서 오래된 가게와 서점들이 사라져가는 게 아쉬웠다”며 “공부 열심히 하라며 과일 하나를 더 주는 시골 마을 같은 인심이 살아있던 고시촌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고시촌 1호 헬스장 ‘동방짐’, 2만권의 헌책으로 가득 찬 ‘헌책방’, 35년간 고시촌을 지켜온 ‘민족사진관’ 등 10여곳을 다뤘다.
이들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침체된 고시촌 경기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한 떡볶이 가게는 인터뷰 영상을 내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 김씨는 “고시촌에서 장사를 시작한 첫날 영상을 찍은 잉어빵 노점상도 장사가 잘 안돼 다른 곳으로 떠났다”고 했다.
고시촌 이야기 프로젝트는 올해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김씨는 “누군가에겐 떠나고만 싶은 곳이면서 누군가는 희망을 안고 찾아오는 공간인 고시촌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고 말했다.
황정환/김형규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