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써가며 차 파는 시대 한계" 정의선 '세일즈 혁신안' 주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사진)이 주력 시장인 미국 공략 강화를 위해 현지 임직원에게 “새로운 판매 문화를 구축하자”고 당부했다. 인센티브(현금 할인)에 의존하는 판매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정 부회장의 판단이다.

정 부회장은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7’ 현장에서 미국법인 주요 임직원과 한 회의에서 “돈을 써가며 차를 파는 방식은 오래 갈 수 없다”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새로운 판매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돈 써가며 차 파는 시대 한계" 정의선 '세일즈 혁신안' 주문
미국 시장조사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현대차의 차량 한 대당 평균 인센티브는 지난해 12월 기준 2603달러로 집계됐다. 업계 평균인 3766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2015년 12월 1989달러에 비하면 1년 새 30.9% 올랐다. 주요 경쟁사인 도요타(2821달러), 닛산(4463달러) 등 일본 업체들이 엔저(低)를 바탕으로 인센티브를 확대하면서 현대차 쏘나타가 도요타 캠리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자 현대차도 인센티브를 늘렸다.

인센티브 확대 등에 힘입어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 대비 1.7% 늘어난 77만5005대를 팔아 7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시장점유율은 3년 연속 4.4%를 유지했다. 수익성은 나빠졌다. 3분기까지 마케팅 비용은 2조395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7% 증가했고, 누적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6.0%까지 내려갔다.

정 부회장은 “가장 기초적인 고객만족도부터 원점에서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새로운 판매 아이디어를 내는 직원에게 적절한 포상을 하자”고 제안했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판매 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고맙습니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일선 영업 현장부터 관리직 임직원까지 소비자에게 마음속에서부터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진심으로 응대하자는 활동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