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준철 대표 "주식 투자, 연예계와 같아…걸그룹 효과 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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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는 아이유처럼 뛰어난 솔로 가수 한 명을 발굴하는 것이 아닙니다. 소녀시대나 걸스데이처럼 개별 인기와 위험을 동시에 분담할 수 있는 걸그룹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사진)는 주식 투자를 연예 매니지먼트에 빗대어 표현했다. 그는 "다방면으로 실력이 뛰어나지만 관심을 못받고 있는 신인을 발굴하듯 종목을 찾아야 한다"며 "좋은 종목이 시장의 관심을 받기까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때때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간을 '걸그룹 효과'로 채운다면 기다림의 시간이 결코 쓰지만은 않다는 것.
최 대표는 "어떤 날은 A 멤버가 주목을 받고, 어떤 때는 B 멤버가 인기를 끄는 것처럼 기본기가 탄탄한 다수의 기업들로 포트폴리오(투자종목군)를 채운다면 개별 종목들이 포트폴리오의 전체 수익률을 끌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수의 종목에 투자해 단시간에 급등하길 바라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VIP투자자문의 포트폴리오에는 최준철 대표의 이러한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기업의 가치와 실적을 통해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내고, 가치가 가격에 반영될 때를 기다리는 것. 최 대표는 이 '가치투자'를 기치로 대학 시절 만난 김민국 공동 대표와 함께 VIP투자자문을 15년째 꾸려가고 있다. 이달 1일 기준 운용규모는 1조8300억원, 일임고객 수는 720명에 이른다.
◆ "SK가스 동원산업 메리츠금융지주에 애착"
현재 포트폴리오 내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종목으로 최 대표는 'SK가스 동원산업 메리츠금융지주'를 꼽았다. 4~5년째 보유 중인 종목들이다.
최준철 대표는 "SK가스는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시장 가격 경쟁이 심하지 않다"며 "지난해 시작한 프로필렌 생산 사업도 안착됐다"고 설명했다. 동원산업에 대해서는 "환율과 어획량이 모두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실적 안정성이 높다"며 "낮은 가격에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 성장 동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행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지난해 자회사 메리츠화재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메리츠종금증권의 메리츠캐피탈 인수도 매력적인 전략이었다"며 "우량한 자회사와 사업 포트폴리오에 비해 지주회사의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세 회사 모두 각 분야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고, 전문 경영진들이 회사와 주주 이익에 도움될 수 있도록 사업의 방향을 잘 설정하고 있다"며 "오래 보고 판단해 온 만큼 신뢰도가 높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 기업들을 보유할 생각"이라고 했다.
최근 탐방을 다녀온 모다이노칩, 에스티팜 역시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매력적인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 "올해 중소형주 노려볼 만하다"
지난해 VIP투자자문은 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수익률 3.3%와 비교하면 약 1%포인트 앞선 수치다. 그러나 최 대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는 가치주는 물론 중소형주도 재미를 보지 못했던 해였다"며 "과거에는 고평가 된 업종들의 거품이 빠지면 가치주가 상승했는데 지난해는 이러한 법칙도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시장에 충격을 주는 돌발 변수들이 많았다는 것.
올해 시장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이은 대외 변수에 시장에 내성이 생겼고, 기업 이익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도 기업의 유형자산 가치를 높여 기업 이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형 가치주도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최 대표는 "장이 상승할 때는 대형주가 먼저 오르는데 이후 '낙수효과'로 중소형주로 상승 흐름이 내려온다"고 했다. 이어 "대형주는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고, 중소형 성장주는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3년간 저평가됐던 중소형 가치주가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 "투자자, 이것만은 명심하길"
최준철 대표는 올해 투자자들에게 두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는 대선 테마주에 절대 투자하지 말라는 것.
그는 "급등주를 좇는다는 명목으로 대선 테마주 투자에 나선다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대선 테마주 투자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홀짝 게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내재가치와 사업 실적, 미래를 보고 투자하라는 얘기다.
둘째는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해 달라는 것이다. 주식은 기업에 투자하는 행위다. 정부와 가계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이익 성장세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최 대표는 "투자할 때 봐야할 것은 기업 환경"이라며 "주가는 기업의 자산과 앞으로의 이익의 함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보다 올해 기업 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시장 환경도 나쁘지 않다"며 "증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사진)는 주식 투자를 연예 매니지먼트에 빗대어 표현했다. 그는 "다방면으로 실력이 뛰어나지만 관심을 못받고 있는 신인을 발굴하듯 종목을 찾아야 한다"며 "좋은 종목이 시장의 관심을 받기까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때때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시간을 '걸그룹 효과'로 채운다면 기다림의 시간이 결코 쓰지만은 않다는 것.
최 대표는 "어떤 날은 A 멤버가 주목을 받고, 어떤 때는 B 멤버가 인기를 끄는 것처럼 기본기가 탄탄한 다수의 기업들로 포트폴리오(투자종목군)를 채운다면 개별 종목들이 포트폴리오의 전체 수익률을 끌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수의 종목에 투자해 단시간에 급등하길 바라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VIP투자자문의 포트폴리오에는 최준철 대표의 이러한 투자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기업의 가치와 실적을 통해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내고, 가치가 가격에 반영될 때를 기다리는 것. 최 대표는 이 '가치투자'를 기치로 대학 시절 만난 김민국 공동 대표와 함께 VIP투자자문을 15년째 꾸려가고 있다. 이달 1일 기준 운용규모는 1조8300억원, 일임고객 수는 720명에 이른다.
◆ "SK가스 동원산업 메리츠금융지주에 애착"
현재 포트폴리오 내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종목으로 최 대표는 'SK가스 동원산업 메리츠금융지주'를 꼽았다. 4~5년째 보유 중인 종목들이다.
최준철 대표는 "SK가스는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시장 가격 경쟁이 심하지 않다"며 "지난해 시작한 프로필렌 생산 사업도 안착됐다"고 설명했다. 동원산업에 대해서는 "환율과 어획량이 모두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실적 안정성이 높다"며 "낮은 가격에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해 성장 동력을 갖췄다"고 분석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행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지난해 자회사 메리츠화재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메리츠종금증권의 메리츠캐피탈 인수도 매력적인 전략이었다"며 "우량한 자회사와 사업 포트폴리오에 비해 지주회사의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세 회사 모두 각 분야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점하고 있고, 전문 경영진들이 회사와 주주 이익에 도움될 수 있도록 사업의 방향을 잘 설정하고 있다"며 "오래 보고 판단해 온 만큼 신뢰도가 높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 기업들을 보유할 생각"이라고 했다.
최근 탐방을 다녀온 모다이노칩, 에스티팜 역시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매력적인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 "올해 중소형주 노려볼 만하다"
지난해 VIP투자자문은 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수익률 3.3%와 비교하면 약 1%포인트 앞선 수치다. 그러나 최 대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해는 가치주는 물론 중소형주도 재미를 보지 못했던 해였다"며 "과거에는 고평가 된 업종들의 거품이 빠지면 가치주가 상승했는데 지난해는 이러한 법칙도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 시장에 충격을 주는 돌발 변수들이 많았다는 것.
올해 시장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이은 대외 변수에 시장에 내성이 생겼고, 기업 이익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도 기업의 유형자산 가치를 높여 기업 이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형 가치주도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최 대표는 "장이 상승할 때는 대형주가 먼저 오르는데 이후 '낙수효과'로 중소형주로 상승 흐름이 내려온다"고 했다. 이어 "대형주는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존재하고, 중소형 성장주는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3년간 저평가됐던 중소형 가치주가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 "투자자, 이것만은 명심하길"
최준철 대표는 올해 투자자들에게 두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는 대선 테마주에 절대 투자하지 말라는 것.
그는 "급등주를 좇는다는 명목으로 대선 테마주 투자에 나선다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대선 테마주 투자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홀짝 게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의 내재가치와 사업 실적, 미래를 보고 투자하라는 얘기다.
둘째는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견지해 달라는 것이다. 주식은 기업에 투자하는 행위다. 정부와 가계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이익 성장세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최 대표는 "투자할 때 봐야할 것은 기업 환경"이라며 "주가는 기업의 자산과 앞으로의 이익의 함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보다 올해 기업 이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시장 환경도 나쁘지 않다"며 "증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