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마이너스 금리정책 쓰면 증시서 자금 유출"
“선진국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한국에서 쓰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했습니다.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예측이 많았지만 뜻밖에도 연구 결과는 그 반대였습니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14회 한경 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성균관대(경제학부) 강지현 씨(24·왼쪽)와 김현태 씨(24)는 19일 시상식 직후 인터뷰에서 “연구 과정에서 배운 게 많은데 큰 상까지 받아 기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자본유출-내외 금리 차 축소에 따른 한국의 증권투자자금 유출입을 중점으로’라는 논문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자가 나온 것은 2013년 이후 4년 만이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학회가 공동 주최한 ‘제14회 한경 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 시상식이 19일 한국경제신문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정규재 한경 주필(맨 왼쪽)과 전성훈 심사위원장(왼쪽 두 번째),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맨 오른쪽)이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학회가 공동 주최한 ‘제14회 한경 대학(원)생 경제논문 공모전’ 시상식이 19일 한국경제신문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정규재 한경 주필(맨 왼쪽)과 전성훈 심사위원장(왼쪽 두 번째), 조장옥 한국경제학회장(맨 오른쪽)이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금융위기후 금리 효과 달라져

이들의 관심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과 일본 등에서 경기 회복을 위해 시행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었다.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한 해외 사례부터 연구해야 했다. 강씨는 “참고 자료 대다수가 영어 논문이었던 데다 해외 통계 수치를 수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며 “대학에 다니면서 좋은 논문 하나는 써봐야겠다고 시작한 일이 꼬박 석 달이 걸렸다”고 했다.

신흥국인 한국에서 금리를 낮추면 선진국과의 금리 격차가 좁아져 채권시장 자금이 유출되기 쉽다. 김씨는 “주식시장에서는 경기 회복 기대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연구해 보니 유출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융위기 이후 금리 인하의 효과가 달라졌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원인에 대해 “이미 사상 최저인 금리를 더 내린다면 경제주체들에 ‘경기가 그만큼 나쁘다’는 부정적인 신호를 주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한국경제 해외 금리에 민감

강씨는 “마이너스 금리의 내수 진작 효과는 일시적인 만큼 경제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학부 4학년인 김씨와 3학년인 강씨가 공동 연구를 결심한 것은 작년이다. 두 사람은 성균관대 경제토론 동아리인 ‘세다(SEDA)’에서 활동하고 있다. 강씨는 “논문을 준비하며 의견 차이를 겪기도 했지만 돌아보면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거시경제에 관심이 많은 김씨는 한국은행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다. 강씨는 경제관료로서 금융 정책을 짜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우수상은 성균관대 경제학과 성민규·성균관대 글로벌 경제학과 한승문(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의 경제적 실효성에 관한 연구), 고려대 경영학과 최다라(노동유연성과 고용안정성: 공멸에서 공생으로의 선회), 서울대 대학원 고은영·박해랑(마이너스 정책금리 도입에 따른 비동질적 기대 형성), 고려대 경제학과 홍유정·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백재연(중국 경기 둔화와 한국의 대응) 씨가 받았다. 한경대 법학과 지민정(삼성전자의 애플을 상대로 한 표준특허 침해소송), 전남대 경제학부 김기웅(파견근로제도의 유연안정성 제고 방안),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신예진·기계공학과 박재성(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대중국 수출전략) 씨는 장려상을 수상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