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미켈슨(가운데)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CC에서 열린 커리어빌더챌린지골프대회 1라운드에서 고액 기부금을 낸 두 아마추어 선수와 함께 라운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필 미켈슨(가운데)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CC에서 열린 커리어빌더챌린지골프대회 1라운드에서 고액 기부금을 낸 두 아마추어 선수와 함께 라운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국 프로골프대회에서는 보기 힘든 일들이 해외 투어에서는 심심찮게 벌어진다. 19일(현지시간)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커리어빌더챌린지에는 독특한 프로암 경기가 있다. 주최 측이 유명 인사를 무료로 초청하는 국내 프로암과 달리 핸디캡 18 이하 중고수 아마추어 골퍼라면 프로암 참여가 가능하다. 단, 기부금을 내야 한다. 4000달러(약 470만원)를 내면 공식 경기 전 열리는 하루짜리 프로암 경기에 나가 골프중계에서나 볼 법한 세계적인 투어 프로 네 명과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2만9000달러(약 3400만원)를 내면 더 짜릿한 일이 벌어진다. 필 미켈슨, 키건 브래들리, 웹 심슨 등 PGA 투어 챔프 출신 프로들과 공식 대회 라운드를 함께하는 기회다. 그것도 매번 다른 세 코스에서 매일 두 명씩 프로를 바꿔가면서다.

아마추어들이 낸 돈은 전액 지역사회 비영리단체에 기부돼 이웃돕기에 쓰인다. 출전금 중 2만5000달러는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1960년부터 57년간 이렇게 주최 측이 모은 돈이 5700만달러(약 67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막한 유럽프로골프투어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은 음악을 도입했다. 선수들이 샷 연습을 하는 드라이빙 레인지에 이례적으로 흥겨운 음악을 틀어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개막일인 19일에는 공식 티샷을 하는 티잉그라운에도 음악이 흘러나와 선수들이 반색했다.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드라이빙 레인지나, 티샷 할 때 ‘조용히!’가 적힌 팻말이 일제히 올라가는 국내 프로대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