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손목 잡아라…제네바 '시계 대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럭셔리 시계 박람회 SIHH
명품·독립 브랜드 30개 참가
올해도 클래식 디자인이 대세
초고가 제품, 중국·중동 부호 선호
여성용·엔트리 제품 대거 선보여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안간힘
명품·독립 브랜드 30개 참가
올해도 클래식 디자인이 대세
초고가 제품, 중국·중동 부호 선호
여성용·엔트리 제품 대거 선보여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안간힘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Salon International de la Haute Horlogerie)’는 ‘세상에서 가장 럭셔리한 시계박람회’로 꼽힌다. 이곳에는 세계 부유층이 한데 모인다. 초청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 바쉐론 콘스탄틴, 까르띠에, IWC, 예거 르쿨트르, 반클리프 아펠, 피아제, 로저드뷔 등 최고급 명품시계로 손꼽히는 브랜드 17곳과 리상스, 스피크-마린, MCT 등 독립시계 브랜드 13곳이 참가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스위스 제네바 팔엑스포에서 열린 제27회 SIHH에서 명품시계 브랜드들은 클래식한 최고급 시계 및 여성용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클래식 디자인, 복잡한 기능 갖춰야
간결한 디자인, 고전미를 강조하는 클래식워치는 올해도 유행할 전망이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에 투르비용(중력으로 인한 시간오차를 줄여주는 기능), 퍼페추얼 캘린더(윤년까지 계산해 날짜 시간을 보여주는 기능), 크로노그래프(시간 거리 등을 측정하는 기능), 문페이즈(달의 기울기를 보여주는 기능) 등 복잡한 기술을 결합했다. 기술력과 예술성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올해 천문학을 접목한 고가 시계 ‘셀레스티아 애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을 공개했다. 태양-지구-달의 관계, 바닷물이 차고 빠지는 시간, 해가 뜨고 지는 시간, 낮과 밤의 변화 등을 모두 시계에 담았다. 한 명의 장인이 5년간 단 한 점 만든 이 시계는 이번 전시회에서 판매됐다. 가격은 13억원대.
바쉐론 콘스탄틴은 코페르니쿠스가 주장한 모든 행성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각 별자리와 행성, 지구를 담은 ‘메티에 다르 코페르니쿠스’를 세 가지 버전으로 내놨다.
IWC가 선보인 ‘다빈치 투르비용 레트로그레이드 크로노그래프’도 복잡한 기능을 한데 담은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다이얼에서 춤추듯 돌아가는 플라이 투르비용과 12시 방향의 크로노그래프, 9시 방향의 날짜 창은 그 자체가 클래식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이 시계 가격은 1억3290만원으로 유럽과 중동에서 인기가 많다. 로저드뷔가 내놓은 5억2000만원대 ‘엑스칼리버 콰토르 코발트’ 시계는 중국의 한 부호가 벌써 사갔다. 몽블랑의 ‘타임워커 랠리타이머 카운터’는 시간을 재는 기능에 충실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계다.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갖춘 포켓워치로 손목시계, 자동차 대시보드 거치용 시계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더 화려하고 우아하게
SIHH에서 나타난 또 다른 중요한 트렌드는 여성 시계다. 화려함, 우아함, 착용감에 기술력까지 더했다.
IWC의 최고경영자(CEO)로 오는 4월부터 리치몬트그룹 시계부문 회장을 맡는 조지 컨은 “클래식 워치메이커를 찾는 여성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우아하면서도 클래식한 여성 시계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더 많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WC가 전면에 내세운 제품도 다빈치 여성 시계다. 베스트셀러인 포르토피노 라인에서도 중간 사이즈의 여성 시계를 내놨다. 남성 시계로 알려졌지만 올해는 유니섹스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IWC의 계획이다.
예거 르쿨트르도 최근 여성 시계 매출 비중이 45%까지 늘어나 랑데부, 리베르소 등의 여성 신제품 종류를 늘렸다. 우아한 디자인의 ‘랑데부 문’과 ‘랑데부 나잇&데이’ ‘랑데부 셀레스티얼’ 등이 대표적이다.
주얼리 워치로 유명한 까르띠에는 올해 팡테르에 집중하기로 했다. 단종됐던 이 모델은 클래식한 여성 시계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500만원부터 시작하는 입문자용 여성 시계를 대표 상품으로 마케팅할 계획이다. 화려한 표범 캐릭터의 주얼리 워치도 내놨다. 9500만원, 1억4300만원대인 표범 시계는 중국과 중동에서 많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트 워치를 제작하는 브랜드로 알려진 반클리프 아펠도 여성 주얼리 워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나비가 춤추듯 다이얼에서 움직이는 3억원대 시계는 중동과 유럽에서 선호하는 디자인이다. 일본 부유층을 겨냥한 핑크색 사쿠라 주얼리 워치는 100개만 한정 판매한다.
문턱 낮추는 명품시계들
다른 한편에서는 1000만원 미만의 입문자용(엔트리) 시계가 많이 보였다. 제대로 된 명품시계를 장만하려는 고객을 늘리기 위해선 엔트리 시계가 많아야 한다는 게 브랜드들의 판단이다. 까르띠에의 팡테르 시리즈도 작은 스틸 버전이 480만원부터 시작한다. 보메 메르시에는 200만~300만원하던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120만~150만원대 클래식 시계를 내놨다. ‘마이 클래시마’라는 제품명은 매일 찰 수 있는 기본 디자인의 깔끔한 시계라는 걸 보여준다. 젊은 고객층이 주요 타깃이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S)에 따르면 지난해 스위스산 시계 수출액은 전년보다 10.8% 줄었다. 리치몬트그룹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하는 나라는 중동, 아시아 등 부유층이 많은 특정 지역에 국한돼 있다”며 “전체 매출을 늘리기 위해선 일반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는 금액대의 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네바=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클래식 디자인, 복잡한 기능 갖춰야
간결한 디자인, 고전미를 강조하는 클래식워치는 올해도 유행할 전망이다. 질리지 않는 디자인에 투르비용(중력으로 인한 시간오차를 줄여주는 기능), 퍼페추얼 캘린더(윤년까지 계산해 날짜 시간을 보여주는 기능), 크로노그래프(시간 거리 등을 측정하는 기능), 문페이즈(달의 기울기를 보여주는 기능) 등 복잡한 기술을 결합했다. 기술력과 예술성을 동시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은 올해 천문학을 접목한 고가 시계 ‘셀레스티아 애스트로노미컬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360’을 공개했다. 태양-지구-달의 관계, 바닷물이 차고 빠지는 시간, 해가 뜨고 지는 시간, 낮과 밤의 변화 등을 모두 시계에 담았다. 한 명의 장인이 5년간 단 한 점 만든 이 시계는 이번 전시회에서 판매됐다. 가격은 13억원대.
바쉐론 콘스탄틴은 코페르니쿠스가 주장한 모든 행성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각 별자리와 행성, 지구를 담은 ‘메티에 다르 코페르니쿠스’를 세 가지 버전으로 내놨다.
IWC가 선보인 ‘다빈치 투르비용 레트로그레이드 크로노그래프’도 복잡한 기능을 한데 담은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다이얼에서 춤추듯 돌아가는 플라이 투르비용과 12시 방향의 크로노그래프, 9시 방향의 날짜 창은 그 자체가 클래식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이 시계 가격은 1억3290만원으로 유럽과 중동에서 인기가 많다. 로저드뷔가 내놓은 5억2000만원대 ‘엑스칼리버 콰토르 코발트’ 시계는 중국의 한 부호가 벌써 사갔다. 몽블랑의 ‘타임워커 랠리타이머 카운터’는 시간을 재는 기능에 충실한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계다.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갖춘 포켓워치로 손목시계, 자동차 대시보드 거치용 시계 등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 더 화려하고 우아하게
SIHH에서 나타난 또 다른 중요한 트렌드는 여성 시계다. 화려함, 우아함, 착용감에 기술력까지 더했다.
IWC의 최고경영자(CEO)로 오는 4월부터 리치몬트그룹 시계부문 회장을 맡는 조지 컨은 “클래식 워치메이커를 찾는 여성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우아하면서도 클래식한 여성 시계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더 많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WC가 전면에 내세운 제품도 다빈치 여성 시계다. 베스트셀러인 포르토피노 라인에서도 중간 사이즈의 여성 시계를 내놨다. 남성 시계로 알려졌지만 올해는 유니섹스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IWC의 계획이다.
예거 르쿨트르도 최근 여성 시계 매출 비중이 45%까지 늘어나 랑데부, 리베르소 등의 여성 신제품 종류를 늘렸다. 우아한 디자인의 ‘랑데부 문’과 ‘랑데부 나잇&데이’ ‘랑데부 셀레스티얼’ 등이 대표적이다.
주얼리 워치로 유명한 까르띠에는 올해 팡테르에 집중하기로 했다. 단종됐던 이 모델은 클래식한 여성 시계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했다. 500만원부터 시작하는 입문자용 여성 시계를 대표 상품으로 마케팅할 계획이다. 화려한 표범 캐릭터의 주얼리 워치도 내놨다. 9500만원, 1억4300만원대인 표범 시계는 중국과 중동에서 많이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트 워치를 제작하는 브랜드로 알려진 반클리프 아펠도 여성 주얼리 워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나비가 춤추듯 다이얼에서 움직이는 3억원대 시계는 중동과 유럽에서 선호하는 디자인이다. 일본 부유층을 겨냥한 핑크색 사쿠라 주얼리 워치는 100개만 한정 판매한다.
문턱 낮추는 명품시계들
다른 한편에서는 1000만원 미만의 입문자용(엔트리) 시계가 많이 보였다. 제대로 된 명품시계를 장만하려는 고객을 늘리기 위해선 엔트리 시계가 많아야 한다는 게 브랜드들의 판단이다. 까르띠에의 팡테르 시리즈도 작은 스틸 버전이 480만원부터 시작한다. 보메 메르시에는 200만~300만원하던 기존 제품보다 저렴한 120만~150만원대 클래식 시계를 내놨다. ‘마이 클래시마’라는 제품명은 매일 찰 수 있는 기본 디자인의 깔끔한 시계라는 걸 보여준다. 젊은 고객층이 주요 타깃이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S)에 따르면 지난해 스위스산 시계 수출액은 전년보다 10.8% 줄었다. 리치몬트그룹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하는 나라는 중동, 아시아 등 부유층이 많은 특정 지역에 국한돼 있다”며 “전체 매출을 늘리기 위해선 일반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는 금액대의 시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네바=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