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장기적으로 강달러 중요"…트럼프와 엇박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내정자(사진)가 미국 달러화 가치 향배와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묘한 견해차를 드러냈다.

므누신 내정자는 19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달러 강세는 곧 미국이 얼마나 매력적인 투자처인지를 반영한다”며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달러 강세를 비판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인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강세를 띠고 있다”며 “미국 기업이 (중국과) 경쟁할 수 없는 것은 달러 가치가 너무 높아서고, 이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언급 여파로 달러화 가치는 장중 약 1%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 18일엔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2019년까지 연간 두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발언해 달러화 가치가 급반등했다.

므누신 내정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논한 게 아니라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교역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온다고 여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므누신 내정자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문제를 두고도 트럼프 대통령과 온도차를 나타냈다. 트럼프는 지난해 10월 말 ‘대통령 취임 100일 계획’을 발표하면서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도록 재무장관에게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의 언론 인터뷰에선 “중국과 대화를 먼저 해보고 생각해보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러나 므누신 내정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인준에 통과한다면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러겠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이 다시 부당하게 위안화를 조작하면 환율 조작국 지정을 검토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