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구 네패스 회장 "인간뇌 닮은 AI 반도체칩 양산…시장 판도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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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구 네패스 회장의 도전
576개 뉴런 담은 초소형칩 AI 구현 자체학습 가능해
IoT·자율주행차 등에 쓰여
글로벌 기업 제치고 첫 양산…6월부터 생산·판매 예정
AI 반도체로 시장 선도
576개 뉴런 담은 초소형칩 AI 구현 자체학습 가능해
IoT·자율주행차 등에 쓰여
글로벌 기업 제치고 첫 양산…6월부터 생산·판매 예정
AI 반도체로 시장 선도
사람의 두뇌와 작동하는 방식이 비슷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을 국내 한 중견기업이 양산한다. 신경계의 기본 단위인 ‘뉴런(neuron)’처럼 신호를 주고받아 스스로 학습한다고 해서 ‘뉴로모픽 칩’이란 이름이 붙은 반도체다. 인텔 등 일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제한된 영역에 뉴로모픽 칩을 일부 쓰긴 했지만 대규모 상업 생산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상대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가 취약한 한국이 AI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76개 뉴런 담은 반도체
이병구 네패스 회장은 23일 서울 서초동 네패스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576개 뉴런을 칩 하나에 담은 형태의 뉴로멤500(NM500)을 오는 6월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M500은 미국 제너럴비전(GV)이 설계하고 네패스가 독점 생산 및 판매를 맡았다. 초도 생산은 올 2분기, 본격 양산은 3분기에 시작하기로 했다. 제너럴비전과 네패스는 관련 제품 개발과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조인트 벤처(JV) 설립에도 합의했다.
NM500은 구글의 알파고, IBM의 왓슨 등 기존에 널리 알려진 AI와는 작동 방식이 다소 다르다. 기존 AI는 대규모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가 필수다. 서버 단위로 연결된 거대한 컴퓨터가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뒤 이를 필요로 하는 분야에 내려줘야 해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반이다.
NM500은 대규모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칩 안에서 자체 학습을 하기 때문이다. 칩 속엔 신호 처리를 담당하는 ‘뉴런’ 576개와 간단한 학습 알고리즘이 담겨 있다. 칩은 입력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한 뒤 동작하도록 설계됐다. 이 회장은 “백지상태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는 칩을 구입해 쓰는 고객사가 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칩 단위로 AI가 구현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적고 속도도 빠르다. 칩을 병렬로 연결하면 무한대로 확장하는 게 가능하다. 수백만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 네패스는 손톱 크기의 초소형 칩 형태로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지능형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등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민감한 자료가 많아 데이터 유출을 꺼리는 산업체, 통신이 끊겨도 작동해야 하는 자율주행자동차, 간단한 AI를 필요로 하는 IoT 등에 주로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율주행차 등 분야에 활용
제너럴비전이 네패스와 손을 잡은 것은 이 회사가 보유한 패키징 기술 때문이다.
제너럴비전은 당초 인텔과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128개 뉴런을 담은 뉴로모픽 칩을 2013년 개발했다. 미국 국방산업 등의 분야에서 이 칩을 일부 활용했다. 제너럴비전은 이 과정에서 보다 독립적인 칩 개발과 생산을 하기로 결정했다. “거대 기업 인텔을 상대하기 버거웠기 때문”이란 게 네패스 측의 설명이다. 이후 설계한 칩을 공동으로 만들 업체를 찾은 것이 네패스다. 반도체 후공정 사업을 주로 하는 네패스는 칩을 프레임에 붙이고 와이어 본딩으로 전기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패키징’ 공정에 특화된 기업이다. 칩의 성능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기판과 메모리 반도체 등을 모듈 형태로 만드는 게 필수다.
이 회장은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업체들이 당장 칩을 달라고 한다”며 “반도체 검사 장비를 이 칩으로 대체하는 것도 바로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576개 뉴런 담은 반도체
이병구 네패스 회장은 23일 서울 서초동 네패스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576개 뉴런을 칩 하나에 담은 형태의 뉴로멤500(NM500)을 오는 6월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M500은 미국 제너럴비전(GV)이 설계하고 네패스가 독점 생산 및 판매를 맡았다. 초도 생산은 올 2분기, 본격 양산은 3분기에 시작하기로 했다. 제너럴비전과 네패스는 관련 제품 개발과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조인트 벤처(JV) 설립에도 합의했다.
NM500은 구글의 알파고, IBM의 왓슨 등 기존에 널리 알려진 AI와는 작동 방식이 다소 다르다. 기존 AI는 대규모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가 필수다. 서버 단위로 연결된 거대한 컴퓨터가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뒤 이를 필요로 하는 분야에 내려줘야 해서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반이다.
NM500은 대규모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칩 안에서 자체 학습을 하기 때문이다. 칩 속엔 신호 처리를 담당하는 ‘뉴런’ 576개와 간단한 학습 알고리즘이 담겨 있다. 칩은 입력된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한 뒤 동작하도록 설계됐다. 이 회장은 “백지상태에 어떤 그림을 그릴지는 칩을 구입해 쓰는 고객사가 정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칩 단위로 AI가 구현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적고 속도도 빠르다. 칩을 병렬로 연결하면 무한대로 확장하는 게 가능하다. 수백만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네트워크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 네패스는 손톱 크기의 초소형 칩 형태로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지능형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기기 등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민감한 자료가 많아 데이터 유출을 꺼리는 산업체, 통신이 끊겨도 작동해야 하는 자율주행자동차, 간단한 AI를 필요로 하는 IoT 등에 주로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율주행차 등 분야에 활용
제너럴비전이 네패스와 손을 잡은 것은 이 회사가 보유한 패키징 기술 때문이다.
제너럴비전은 당초 인텔과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128개 뉴런을 담은 뉴로모픽 칩을 2013년 개발했다. 미국 국방산업 등의 분야에서 이 칩을 일부 활용했다. 제너럴비전은 이 과정에서 보다 독립적인 칩 개발과 생산을 하기로 결정했다. “거대 기업 인텔을 상대하기 버거웠기 때문”이란 게 네패스 측의 설명이다. 이후 설계한 칩을 공동으로 만들 업체를 찾은 것이 네패스다. 반도체 후공정 사업을 주로 하는 네패스는 칩을 프레임에 붙이고 와이어 본딩으로 전기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패키징’ 공정에 특화된 기업이다. 칩의 성능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기판과 메모리 반도체 등을 모듈 형태로 만드는 게 필수다.
이 회장은 “자율주행자동차 개발 업체들이 당장 칩을 달라고 한다”며 “반도체 검사 장비를 이 칩으로 대체하는 것도 바로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