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조6178억원이었다. 하지만 실제 발표된 영업이익 규모는 그보다 18.8% 많은 6조6758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도 추정치(8조2948억원)를 크게 웃도는 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1년간 62.93% 뛰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의 긍정적인 신호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네 분기 동안 추정치가 있었던 유가증권시장 127개 종목 중 분기별로 한 번이라도 깜짝 실적을 낸 종목은 73개였다. 이 중 절반 가까운 34개 종목이 두 번 이상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통상 컨센서스보다 실제 영업이익이 10% 이상 높으면 어닝 서프라이즈, 10% 이상 낮으면 어닝 쇼크(실적 충격)로 분류한다.

삼성전자처럼 최근 네 분기에 두 번 이상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종목들의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2015년 4분기 이후 지난해 2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낸 롯데케미칼은 최근 1년 새 55.44%, 구조조정 효과로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추정치의 100%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놓은 현대중공업은 같은 기간 63.91% 올랐다. 이 밖에 우리은행(52.98%) 한화테크윈(39.84%) 한국타이어(35.01%) 등도 30% 넘게 올랐다.

“호재는 주가에 미리 반영되는 만큼 실적을 발표한 뒤엔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어닝 서프라이즈가 거듭되면서 주가 상승폭이 더 커졌다. 24일 삼성전자가 기업설명회(IR)에서 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25일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26일 SK하이닉스 LG화학 네이버, 다음달 3일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깜짝 실적 여부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종 분석 연구원들이 한 번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기존 추정치를 바꾸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두 번 이상 이어지면 주가가 갑자기 튀어오르는 사례들이 나타나곤 한다”고 설명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