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접목…심리치유 훈련
2014년 그에게 기회가 왔다. 그가 공동창업자로 있던 모바일커머스 기반 중소기업 옴니텔이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정했다. 시장에 이렇다 할 강자가 아직 없는 마인드 헬스케어 시장을 정조준했다. 마인드 헬스케어란 신체건강뿐 아니라 심리상태·정신건강을 진단하고 개선해 주는 정보기술(IT) 분야다. 당시 옴니텔에서 헬스케어 관련 사업을 담당하던 김 대표가 자진해서 대표직을 맡았다.
분사 직후에는 다른 기업으로부터 소프트웨어를 주문받아 급한 대로 매출을 올렸다. 분사 2년 만에 매출 45억원에 영업이익 4억원을 냈다. 그대로 안주할 수도 있었지만 김 대표는 모험을 택했다. 연구 인력을 헬스케어 제품개발 쪽으로 돌리고 개발비용도 늘렸다.
지난해 11월부터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옴니핏 마인드케어’를 비롯해 ‘옴니핏 링’ ‘옴니핏 VR’ 등을 차례로 내놓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료기기 등록도 마쳤다.
옴니핏 마인드케어는 뇌파와 맥파를 측정해 신체와 정신의 스트레스 정도를 진단해 준다. 두뇌긴장도에 따라 우울증 여부, 정신부하도(정신적인 작업 부하 수준)에 따라 치매 위험성도 알려준다.
옴니핏 링은 수면 습관을 확인해 수면의 질을 분석하는 스마트 기기다. 옴니핏 VR은 가상현실 기기 ‘오큘러스’를 기반으로 만든 제품이다. 가상공간에서 3차원으로 구현된 상담사에게 진단을 받거나 심리치료에 도움이 되는 조언을 들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올해 미국 전자쇼(CES)에 나가보니 노인들의 치매 위험 정도만 간략히 경고해 주는 실버케어 제품이 대부분이어서 기술적인 면에서 자신감을 얻었다”며 “해외 바이어들과 협업을 통해 내년에는 수출에 나서 80억원 매출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