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보다 예능?…대중들이 웃어주면 행복해요"
“올해도 꽃길만 걷고 싶어요, 하하.”

최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라스)와 ‘마이 리틀 텔레비전’(마리텔) ‘무한도전’ 등을 통해 예능감을 뽐내며 ‘대세’ 래퍼로 떠오른 딘딘(25·사진)의 새해 소망이다. 딘딘이 랩을 처음 접한 건 고교 시절 유학을 떠난 캐나다에서였다. 우연히 본 래퍼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에 ‘저거다!’ 싶었고, 3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래퍼의 꿈을 키웠다. 2013년 Mnet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2’에 출연한 그는 랩 실력보다 남다른 ‘예능감’으로 더 주목받았다.

‘쇼미더머니2’에서 시작된 딘딘의 끼는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발산됐다. 그 덕분에 6개 예능 프로그램의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이고 광고도 2개나 찍었다.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사로 찾아온 딘딘을 만났다. 그는 환한 미소와 함께 “대세 딘딘입니다”라고 인사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정말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평소 가만히 있는 걸 못 견뎌서 아무리 피곤해도 일하러 갈 때가 가장 행복해요.”

딘딘은 새해 벽두에 출연한 ‘라스’와 ‘마리텔’에서도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프로그램 특성상 게스트가 여럿 출연하는 가운데서도 딘딘은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내숭 없이 뱉어내는 거침없는 입담이 큰 몫을 했다.

“예능에서 말하는 건 미리 준비하지는 않고 즉흥적으로 나오는 거예요. 프로그램에 나가기 전 작가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잊고 있었던 일들을 꺼내주거든요. 바쁘게 지내니까 할 얘기도 많고요. 일이 끝난 뒤 회식에도 꼭 참석합니다. 사람을 좋아해요. 제가 말할 때 누군가 웃는 게 좋더라고요.”

래퍼지만 예능인으로 비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좋은 음악은 변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념 덕분이다.

“힙합의 본고장인 미국만 보더라도 래퍼들이 웃음을 주기 위해 광대 분장을 하고 수염을 미는 퍼포먼스도 합니다. 국내에선 무조건 비판하고 센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있죠. 저는 유쾌한 사람이고, 음악과 예능은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딘딘의 음악 역량은 지난달 31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힙합 특집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역사’와 ‘힙합’의 만남을 주제로 한 ‘무한도전’에서 박명수와 팀을 이룬 딘딘은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도발하는 독도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독도리’란 곡을 만들었다. 무대 위 딘딘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냈고, 유창한 랩 실력으로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이 곡은 음원 차트 10위권 내에 들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예능 프로그램에 계속 나오니까 주위에서 우려를 많이 하더라고요. 왜 걱정하는지는 알지만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음악은 대중이 먼저 알아볼 것이고, 예능에서 보여준 이미지로 음악이 평가절하될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습니다. ‘무한도전’으로 편견을 깨지 않았나요?”

딘딘은 예능, 광고에 이어 할리우드까지 진출했다. 외화 ‘트리플 리턴즈’의 한국 홍보대사로 낙점돼 이날 인터뷰를 마치고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건너갔다. 그는 영화의 레드카펫 행사부터 할리우드 스타 빈 디젤과 인터뷰도 했다.

“지난해 목표가 고정 예능프로그램 1개, 광고 1개였어요. 올해 목표는 고정 예능 2개, 광고 2개입니다. 하나씩만 늘렸어요. 올해엔 준비 중인 새 음반도 발표할 계획입니다. 여자친구도 만나고 싶어요. 하하.”

김하진 한경텐아시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