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 쌍용자동차…주가는 '비실'
쌍용자동차가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이후 이틀간 오히려 내렸다. 쌍용차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의구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는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10원(1.44%) 내린 7550원에 마감했다. 지난 5일 8190원을 찍은 주가가 3주 동안 7.81% 빠졌다.

22일 쌍용차는 자체 추정한 지난해 영업이익이 5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증권사 추정치 평균(330억원)의 1.5배가 넘는 금액이다. 쌍용차는 2008년부터 8년간 적자의 늪에 빠져 있었다.

류연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티볼리 수출에 가속이 붙고 있는 데다 2019년까지 티볼리를 이을 만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3종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가파른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0월 중국 산시기차(陝西汽車)그룹과 현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합자의향서(LOI)를 체결하는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했다.

그러나 티볼리 등 SUV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로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쌍용차의 전체 차량 판매량에서 티볼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중적인 승용차를 개발해 판매 차종을 다양화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업계 새 트렌드인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면 장기 성장세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