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한 가격 결정에 신뢰도 상승…불신 지우고 시장 키우는 데 한몫
롯데렌탈·AJ셀카·SK엔카도 진출…중고차 거래 378만대 역대 최고

◆대기업 참여로 시장 확대

상황은 2001년부터 바뀌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글로비스가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01년 2월 경기 분당경매장을 개장했고, 2008년 안산 시화경매장, 2012년 경남 양산경매장을 차례로 열었다.
시장이 커지자 다른 대기업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SK엔카는 2011년 3월 경기 오산에 엔카옥션 경매장을 열었다. 롯데렌탈은 2014년 3월 단일 경매장으로는 최대인 하루 1500대 거래 규모의 안성경매장을 개장했다. AJ셀카는 2014년 8월 서울자동차경매장을 인수해 AJ셀카옥션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 경매장이 자리를 잡으면서 연간 중고차 거래 건수는 2009년 202만대에서 지난해 378만대로 7년 만에 87.1% 늘었다. 이 가운데 대기업 등이 중개하는 ‘업자 매매’는 107만대에서 232만대로 116.8% 증가했다.
현대글로비스오토옥션, 롯데렌탈오토옥션, AJ셀카옥션, SK엔카옥션 등 전국 4대 중고차 경매장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경매장을 통해 거래된 중고차는 총 19만1000여대로 2015년보다 3.8% 늘어났다. 전체 업자 매매에서 중고차 경매가 차지하는 비중(유통 분담률)은 2011년 5.7%에서 2014년 6.9%, 2015년 8.1%, 지난해 8.2% 등으로 계속 올라가는 추세다.
◆현대글로비스 업계 최초 80만대 돌파
대기업 가운데 중고차 경매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말 기준 중고차 경매 누적 대수 80만562대를 기록해 업계 최초로 80만대를 돌파했다. 2001년 2월 첫 경매를 시작한 이후 15년10개월 만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연간 경매량은 8만5229대로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일반적인 중고차 업자 매매는 매도자가 중고차 매매상에 차를 넘기고, 매매상이 구매 희망자를 연결해 성사된다. 경매는 이 가운데 매도자와 매매상 사이 단계에 추가된다. 매도자가 경매업체에 차량을 출품하면 중고차 매매상이 경매에 참여해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사들인 다음 최종 매수자에게 파는 구조다.
경매업체는 확보한 중고차를 경매에 출품하기 전에 엔진 상태부터 내장 부품까지 40여개 항목을 점검해 품질검사서를 첨부한다. 필요한 부분은 수리해 상품성을 높이기도 한다.
최고가를 제시한 매매상이 차량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경매장에 출품한 매도자는 적정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경매의 장점으로 꼽힌다. 매수자는 경매업체가 차량을 점검해 작성한 품질검사서를 확인하고 살 수 있어 신뢰성이 높아진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