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 더킹·공조 쌍끌이 흥행몰이…한·미·일 애니메이션 극장가 대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볼 만한 영화

대작 ‘더킹’과 ‘공조’ 맞대결
한재림 감독의 ‘더킹’은 사법 권력이 주무르는 정치 세계를 풍자한다. 전두환 정부부터 이명박 정부까지 권력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실세 검사들의 모습을 통해 이 땅의 진정한 왕이 누구인지 묻는다. ‘폼나게’ 살고 싶어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가 된 조인성은 정권을 설계하는 선배 검사 정우성의 수하에 들어가면서 인생이 달라진다. 조인성이 고등학생부터 40대 검사까지 연기하며, 정우성은 비정한 검사 역을 맡았다.
풍자의 정점은 두 검사가 차기 대통령 후보를 점치기 위해 무당을 찾아가는 장면과 당선이 유력하다는 후보를 위해 기밀수사 자료까지 제공하며 불법을 저지르는 장면이다.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할 검사들이 권력에 줄을 대기 위해 가장 비합리적이고 부정한 방법을 선택하는 모습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맞물려 화제가 됐다.

판타지와 실화 소재 할리우드 영화 3편
‘딥워터 호라이즌’은 2010년 4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앞바다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해양 석유 유출 사건을 옮긴 재난영화. 영국 석유업체 BP는 석유시추선 딥워터 호라이즌호의 안전검사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작업을 밀어붙인다. 결국 배는 압력을 이기지 못해 폭발하고 만다. 사건의 실재감을 극대화한 연출이 돋보인다. 시추선의 안전성을 거듭 지적하는 장면을 비롯해 시추선 선원과 기능공들의 투박하고 거친 대화, 배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까지 실감나게 그려냈다. 할리우드 재난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지만, 실제 사건을 다뤘다는 점에서 체감 공포가 크다. 마크 월버그 주연.

좀비 영화 ‘레지던트 이블: 파멸의 날’은 2002년 처음 나온 이 시리즈의 여섯 번째이자 완결편이다. 여전사 앨리스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상을 구할 백신을 얻기 위해 파멸의 근원지 라쿤 시티로 돌아와 엄브렐라 그룹과 마지막 전쟁을 벌인다. 밀라 요보비치가 자동차, 오토바이 추격신뿐 아니라 와이어 액션, 맨몸 격투 등 고강도의 액션 퍼레이드를 펼쳤다. 특별출연한 이준기는 밀라 요보비치와 1 대 1 격투신을 선보여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미·일 애니메이션 격돌

‘모아나’는 하와이 섬의 원주민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디즈니 애니메이션. 고향에 드리운 저주를 풀기 위해 소녀 모아나가 도깨비 같은 신(神)과 함께 모험을 떠난다. ‘너의 이름은’은 시골 소녀와 도시 학생이 꿈속에서 만나 거대한 재난을 피하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인연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