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령 맞은 외환시장, 美 달러화…가속 페달서 발 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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뜀박질하던 미국 달러화가 주춤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금융시장이 급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설 분수령에 놓여있다면서도 방향성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알맹이' 빠진 트럼프노믹스…"불확실성 높아"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8원 내린 1159.2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로 내려앉은 건 지난해 12월8일(종가 1158.5원) 이후 한달여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달러화 대비 원화가 강세(달러 약세)를 나타냈다는 의미다.
달러화는 지난해 12월까지만해도 가파른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11월 8일 1135원(종가 기준)에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당선 후 70원 넘게 급등, 12월 28일 1210.5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트럼프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경우 경제 호황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달러화를 끌어올렸다.
앞서 트럼프는 감세, 인프라 투자 및 재정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까지 더해지자,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인 달러지수(인덱스)는 트럼프 취임 전 103까지 급등했다.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 달러화 분위기는 급변했다. 트럼프노믹스의 '알맹이'인 재정확대, 감세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실망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푼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했던 달러화는 강한 되돌림을 나타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트럼프 정부 출범 전후로 정책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며 트럼프 내각 청문회가 완료된 이후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되겠지만 정책 기대 또한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 달러화는 너무 강하다"며 "달러화 강세가 우리를 죽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이 구체화된 점도 달러화 강세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참여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공식화한 데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다. 달러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서명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7주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 달러화 "트럼프 불호령에 약세" vs "경제성장이 강세 이끌 것"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이 달러화가 추세 전환할 수 있는 분수령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달부터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발표하는 4월까지 달러화가 방향성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조 센터장은 달러화가 점차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제조업 개선을 위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라며 "Fed의 완만한 금리인상 속도를 감안하면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트럼프의 재정정책이 초래할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도 희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WM리서치부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달러에 불만을 드러낸 만큼 달러화는 상승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달러화 조정으로 원화는 강세를 보이고, 환차익에 민감한 외국인들에겐 국내 주식 매수 욕구를 자극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도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다만 미국 정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에서도 정국 혼란이 지속되는 만큼, 1~2개월간은 좁은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달러화가 올해 강세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트럼프 취임 후 미국의 경제 성장이 나타날 것인데다, 금리 인상도 본격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는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는 다른 경제권역보다 빠를 것"이라며 "2~3차례 Fed의 금리인상이 이어지며 강달러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이유로 달러화가 연간 강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달러화는 계단식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정책 불확실성은 환율 방향성이 아닌, 변동성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며 "환율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경제 펀더멘털"이라고 꼬집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며 "3~4월까지는 달러 강세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알맹이' 빠진 트럼프노믹스…"불확실성 높아"
지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8원 내린 1159.2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150원대로 내려앉은 건 지난해 12월8일(종가 1158.5원) 이후 한달여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달러화 대비 원화가 강세(달러 약세)를 나타냈다는 의미다.
달러화는 지난해 12월까지만해도 가파른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11월 8일 1135원(종가 기준)에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당선 후 70원 넘게 급등, 12월 28일 1210.5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트럼프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경우 경제 호황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달러화를 끌어올렸다.
앞서 트럼프는 감세, 인프라 투자 및 재정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까지 더해지자,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인 달러지수(인덱스)는 트럼프 취임 전 103까지 급등했다. 2002년 12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 달러화 분위기는 급변했다. 트럼프노믹스의 '알맹이'인 재정확대, 감세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실망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푼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했던 달러화는 강한 되돌림을 나타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트럼프 정부 출범 전후로 정책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며 트럼프 내각 청문회가 완료된 이후 불확실성은 점차 해소되겠지만 정책 기대 또한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 달러화는 너무 강하다"며 "달러화 강세가 우리를 죽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이 구체화된 점도 달러화 강세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참여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공식화한 데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다. 달러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서명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7주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 달러화 "트럼프 불호령에 약세" vs "경제성장이 강세 이끌 것"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이 달러화가 추세 전환할 수 있는 분수령이라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달부터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발표하는 4월까지 달러화가 방향성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조 센터장은 달러화가 점차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제조업 개선을 위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할 것"이라며 "Fed의 완만한 금리인상 속도를 감안하면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트럼프의 재정정책이 초래할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도 희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WM리서치부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달러에 불만을 드러낸 만큼 달러화는 상승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달러화 조정으로 원화는 강세를 보이고, 환차익에 민감한 외국인들에겐 국내 주식 매수 욕구를 자극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도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봤다. 다만 미국 정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에서도 정국 혼란이 지속되는 만큼, 1~2개월간은 좁은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달러화가 올해 강세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트럼프 취임 후 미국의 경제 성장이 나타날 것인데다, 금리 인상도 본격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는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는 다른 경제권역보다 빠를 것"이라며 "2~3차례 Fed의 금리인상이 이어지며 강달러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이유로 달러화가 연간 강세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달러화는 계단식 상승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정책 불확실성은 환율 방향성이 아닌, 변동성에 영향을 주는 것"이라며 "환율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경제 펀더멘털"이라고 꼬집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며 "3~4월까지는 달러 강세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