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주호 제룡전기 사장이 내진형 몰드 변압기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임호범 기자
장주호 제룡전기 사장이 내진형 몰드 변압기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임호범 기자
“지진과 침수를 견디는 변압기로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올해 취임한 장주호 제룡전기 사장(63)은 25일 대전 대덕산업단지 내 제룡전기 대전공장에서 한 인터뷰에서 “올 한 해 주력 제품인 지중매설형 고체절연 변압기와 내진형 몰드 변압기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1986년 제룡전기 전신인 경인전선개발 공동창업자로 경영의 핵심역할을 해왔다. 제룡전기의 연평균 성장률은 2011년 제룡산업과의 분할 이후 5년간 18%에 이른다. 2015년 최대 매출(633억원)과 지난해 170㎸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내진형 고효율 몰드변압기 개발 공로로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회사가 배전자재에서 변압기, 개폐기, 차단기 등으로 제품을 다변화해 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고효율 아몰퍼스 변압기를 개발하면서다. 기존 제품보다 소형화했고 손실되는 전력을 75%나 줄였다. 이 제품은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국 멕시코 이란 등 해외에서도 인기다. 2015년 무역의 날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이란 멕시코 등에 총 860만달러 이상 수출했다. 장 사장은 “매년 매출 대비 20% 이상을 신제품 개발에 투자한다”며 “연구인력도 전체 근로자의 18%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2010년 정부에서 차세대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한 ‘지중매설형 고체절연 변압기(SIDT)’를 개발하면서 또 한번의 도약을 맞았다. 변압기를 땅속에 묻어 통행자 안전과 상권 침해를 예방하고, 침수상태에서도 운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장 사장은 “2006년 스위스 다국적 기업인 ABB에서 사업권을 인수해 3년 동안 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룡전기는 최근엔 2년 간 내진형 몰드 변압기 개발을 끝냈다. 중소기업청에서 성능 인증을 받은 이 변압기는 규모 7.3의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됐다. 장 사장은 “앞으로 변압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내진 설계가 필수여서 경쟁사보다 먼저 개발했다”며 “올해 초고층 빌딩이나 주요 공공시설, 철도, 공항, 도로(터널), 학교 등의 다중이용시설을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