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S네트웍스, 이베스트증권 매각 나섰다
마켓인사이트 1월25일 4시20분

LS네트웍스가 자회사인 이베스트투자증권(옛 이트레이드증권) 매각에 착수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가기 위한 대형 증권사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다른 중소형 증권사 매물을 제치고 매각이 흥행할지 주목된다.

25일 IB업계에 따르면 LS네트웍스 측은 최근 국내외 증권사를 포함한 잠재적 투자자들에 이베스트투자증권 매각을 위한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발송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매각 주관을 맡았다. 그동안 업계에 나돌던 회사 매각설이 공식화된 것이다.

이베스트증권은 2015년 이트레이드증권에서 사명을 변경한 중소 증권사다. 키움증권처럼 개인투자자를 주 타깃으로 하는 온라인거래 전문 증권사다. 자기자본 규모는 3669억원으로 업계 25위다. 2015년 매출(영업수익) 6735억원에 영업이익 618억원을 올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이나 지점이 많지 않은 대신 온라인을 기반으로 매년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LS네트웍스가 이 회사를 매물로 내놓은 것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LS네트웍스는 2008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G&A에 다른 재무적투자자(FI)들과 공동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베스트증권을 인수했다. 당시 LS는 약 101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함께 투자한 FI들이 지난해 7월 풋옵션(지분을 되팔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면서 추가로 3298억원을 들여 지분율을 84.6%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LS네트웍스는 기존 의류 브랜드 사업과 무역업 등이 업황 악화로 고전하면서 자금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LS네트웍스에 대해 “사업 악화가 지속된 가운데 재무부담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회사 신용도의 하방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중장기적으로 매각해 차입금 규모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정식으로 매물로 나옴에 따라 향후 인수전의 방향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알짜 증권사라는 점에서 다른 중소형 증권사보다 관심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이 주력인 만큼 다른 증권사에 비해 고정 자산이 적다는 것이 이점”이라며 “자본금 확충과 함께 자기자본수익률(ROE)을 높이려는 증권사들이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 신규 증권업 면허를 받기가 까다로운 만큼 비(非)금융권의 중견기업이나 중국 등 해외 증권사도 눈독을 들일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하이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온 상황에서 LS 측이 높은 매각 가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LS네트웍스는 2008년 이후 이베스트투자증권에 투입한 돈이 약 4700억원에 달하는 만큼 5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총액은 4000억원 안팎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