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기대감에 모처럼 크게 오르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세계 경제의 회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수출주 퍼스트' 전략을 우선시하라는 주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20,000선을 돌파했다. 트럼프가 취임 이후 자신의 공약들을 행정명령을 통해 강하게 추진하면서 경기부양책과 규제완화 공약도 현실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트럼프는 전날 '키스톤 XL 송유관'과 '다코타 대형 송유관' 등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승인을 거부해 온 송유관 사업을 재협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미국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이다. 입법과 비슷한 효력을 지니며 연방부처는 행정명령을 근거로 법규와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 트럼프의 뜻대로 정부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다우지수를 밀어올렸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의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LG디스플레이가 깜짝 실적을 내놓으며 실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 효과까지 겹치며 이날 장중 200만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멕시코 접경지역 장벽 건설 등에도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럼에도 세계 경제의 회복은 진행 중이며, 보호무역주의가 빠르게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점에서 증시 및 수출주에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라는 권고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산업용 금속 가격과 신흥국 증시는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트럼프 경기부양책의 실현 여부와 관계 없이 자생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은 투자심리의 굴곡을 만들 수 있다"며 "그러나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 내 투자를 통한 고용과 소비 창출에 무게가 실려있음을 감안하면, 증시의 추세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1개월간 올해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드러지게 개선된 업종은 반도체 하드웨어 디스플레이 화학 금속광물 등이었다. 특히 수요처 확대로 이익 성장이 전망되는 IT업종과 업황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화학 및 에너지 업종은 주도주의 지위를 이어갈 것이란 예상이다.
[초점]트럼프여도 경기가 좋다…"수출주 퍼스트"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