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이 국내 기관투자가들과 손잡고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초대형 오피스 빌딩에 5억5000만달러(약 6400억원)를 투자한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을 비롯한 보험사와 공제회 등 국내 기관 10여 곳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오피스 빌딩인 ‘원 월드 파이낸스센터(200 리버티 스트리트)’를 담보로 발행하는 선순위 대출채권 5억5000만달러어치를 매입하기로 했다. 각 기관의 내부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는 이달 말까지 자금납입이 이뤄질 예정이다.

1986년 준공된 이 건물은 ‘9·11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그라운드 제로’ 인근에 있는 고급 오피스 빌딩이다. 인근에 골드만삭스 뉴욕 본사가 있다. 연면적 15만1200㎡에 지상 40층 규모로 전체 건물 가격은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에 달한다. 건물 소유주인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 브룩필드가 이번에 선순위 대출의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에 나섰고, NH농협생명 등 국내 기관들이 전액 인수키로 했다.

이번 거래에선 NH농협생명과 손해보험 운용역들이 다른 기관을 대상으로 투자 여부를 타진하는 ‘금융 주선’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해외 부동산을 인수해 공제회, 보험사 등 기관에 재판매(셀다운)하는 경우는 많지만 보험사들이 기관에 공동 투자를 제안하는 방식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에서 주선 측은 당초 연 4%대 초반의 수익률을 기대했지만, 계약 협의 과정에서 미국 시중 금리가 올라 연 4%대 중반으로 수익률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기간은 10년이다.

김대훈/유창재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