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세트 배송을 위해 방문할 예정입니다. 수령할 수 있는 시간을 남겨주세요.’

직장인 김모씨(43)는 얼마 전 설 명절을 앞두고 이 같은 문자메시지를 받고 낭패를 봤다. 무심코 인터넷주소(URL)를 눌렀다가 스마트폰이 현저하게 느려졌다. 그는 뒤늦게 ‘스미싱’이라는 걸 깨닫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청은 설 명절을 앞두고 휴대폰을 통한 문자메시지 사기인 ‘스미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26일 당부했다.

스미싱은 명절 인사, 무료 쿠폰, 돌잔치 초대장 등을 가장한 문자메시지에 URL을 포함시켜 사용자가 클릭하도록 유도하는 사기 수법이다. URL을 누르면 소액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거나 개인 휴대폰에 저장된 주소록, 사진, 공인인증서를 탈취하는 악성코드가 깔린다.

명절에는 ‘택배 운송조회’나 ‘미수령 택배 확인’ 등 택배 관련 스미싱 문자가 기승을 부린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스미싱 문자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하루 평균 3500건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평균(900건)의 4배 수준이다. 경찰청은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문자메시지의 첨부파일을 실행하지 말고 스마트폰 보안 설정을 ‘알 수 없는 출처 허용금지’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명절 기간에는 인터넷 거래 사기도 빈번히 일어난다. 상품권, 공연 예매권, 숙박권 등을 할인 판매한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식이다. 지난해 설 전후 2주 동안(2월1~15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신고된 인터넷 거래 사기 피해는 356건(상품권 292건, 공연 예매권 54건, 숙박권 10건)에 달했다. 올해 경찰청은 이 같은 범죄가 많이 일어났던 인터넷 카페 ‘중고나라’와 협력해 사이트에서 판매자 계좌와 전화번호를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3개월 내 3회 이상 신고가 있었던 거래자를 모두 조회해 볼 수 있다”며 “경찰청 ‘사이버캅’ 앱(응용프로그램)으로도 검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