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호 선장, 누구에게 맡기겠습니까] 정체성 보여주자…'출정식 장소'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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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소극장, 시계공장, 여의도…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 대권 잠룡들이 속속 대권 도전 선언을 하면서 출마 장소가 눈길을 끈다.
대선 공식 출마 선언 장소는 후보마다 내세우는 가치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각 후보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공간에서 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존재감을 높이고 이미지 각인에 나서는 모습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22일 ‘소통하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있는 굿시어터(극장)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안 지사는 출마 선언 직후 이곳에서 5시간 동안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을 연상케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정체성을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으로 잡고 자신이 15살 때부터 2년 동안 일한 경기 성남의 시계공장을 출마 선언 장소로 택했다. 그는 “이 시계 공장에서 일하다 프레스 기계에 찍히는 산재사고로 코와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장애인이 돼 군대도 못 갔다”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 공장에서 선반 작업을 하다 새끼손가락을 잃은 이후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로 당선된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과 비슷한 이미지를 준다는 평가다.
설 이후 출마 선언할 예정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아직 장소를 정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의 출마 의지를 상징하는 공간에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서울대 총장을 지낸 학자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겸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만든 바른정당 대선 후보들은 서울 여의도를 선택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25일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했다. 남 지사는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인 의회를 존중하고 이제 시작한 당과 함께 용기를 내 헤쳐나가겠다는 의미에서 당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공화주의’와 ‘정의’를 키워드로 담은 공식 출마선언문을 발표했다. 유 의원 측은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한 그의 철학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대선 공식 출마 선언 장소는 후보마다 내세우는 가치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각 후보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공간에서 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존재감을 높이고 이미지 각인에 나서는 모습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난 22일 ‘소통하는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있는 굿시어터(극장)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안 지사는 출마 선언 직후 이곳에서 5시간 동안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타운홀 미팅’을 연상케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자신의 정체성을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으로 잡고 자신이 15살 때부터 2년 동안 일한 경기 성남의 시계공장을 출마 선언 장소로 택했다. 그는 “이 시계 공장에서 일하다 프레스 기계에 찍히는 산재사고로 코와 오른쪽 팔꿈치를 다쳐 장애인이 돼 군대도 못 갔다”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 공장에서 선반 작업을 하다 새끼손가락을 잃은 이후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라는 타이틀로 당선된 룰라 다 실바 전 브라질 대통령과 비슷한 이미지를 준다는 평가다.
설 이후 출마 선언할 예정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아직 장소를 정하지 않았다. 문 전 대표의 출마 의지를 상징하는 공간에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서울대 총장을 지낸 학자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겸해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만든 바른정당 대선 후보들은 서울 여의도를 선택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지난 25일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했다. 남 지사는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인 의회를 존중하고 이제 시작한 당과 함께 용기를 내 헤쳐나가겠다는 의미에서 당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2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공화주의’와 ‘정의’를 키워드로 담은 공식 출마선언문을 발표했다. 유 의원 측은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을 지키고 싶었다”고 말한 그의 철학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