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신세계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신세계그룹주가 ‘깜짝 실적’을 앞세워 반등을 노리고 있다.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실적이 크게 좋아졌는데도 주가는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신세계그룹주 '깜짝 실적'…이마트 20만원 탈환
◆깜짝 실적에 반등한 이마트

이마트는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500원(5.0%) 오른 19만95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0만2000원까지 오르며 최근 1년래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작년 4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는 소식에 외국인들이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대거 매수한 덕분이다. 이마트는 전날 작년 4분기 129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보다 54.3% 늘어난 것으로, 증권사 추정치를 25%가량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이마트의 깜짝 실적 배경을 신사업에서 찾고 있다. 이마트가 정체된 대형마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시도한 △창고형 할인매장(트레이더스) △온라인쇼핑몰(이마트몰) △자체 브랜드(피코크, 노브랜드) △슈퍼마켓(에브리데이) 등의 사업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매출은 그대로인데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는 점에서 신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올해 일반 대형마트에 비해 수익성이 좋은 창고형 매장 3개점을 출점하기로 했다. 트레이더스 부문 영업이익은 2015년 190억원에서 지난해 380억원으로 2배가량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는 55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 주가는 작년 9월 사상 최저가인 15만3500원까지 떨어진 뒤 30% 가까이 올랐다. 그러나 주가수익비율(PER)은 13.4배로 업종 평균 17.6배에 비해 여전히 낮다.

◆백화점·패션도 반등 기대

백화점을 주력으로 하는 신세계도 신사업과 내부 효율화 작업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온라인쇼핑몰(SSG.com)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 8억원으로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면세점은 지난해 적자를 냈지만 영업이익률은 2분기 -72%→3분기 -20%→4분기 -8%로 시간이 흐를수록 개선되고 있다. 이 덕분에 신세계의 작년 4분기 전체 영업이익은 106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늘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력 점포인 강남점과 부산 센텀점이 22%, 17%씩 성장한 데다 신사업의 적자폭이 크게 줄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제시했다. 신세계의 이날 종가는 17만6000원으로 2015년 이후 사상 최저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패션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반등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154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54.8%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살로몬’ 등 장사가 안 되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떼어내고, 해외 명품 사업에 집중하는 식으로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장 전략을 버리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전환한 만큼 향후 수익성이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주가는 지난 18일 5만9800원으로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2년 전에 비해 주가가 3분의 1 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PBR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0.9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