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어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30분간의 전화회담에서 “미국은 언제나 100% 한국과 함께할 것이며 한·미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이후 한·미 관계에 대해 한 첫 반응이다. 매우 환영할 만한 언급이다. 그는 특히 한·미 연합방위능력 강화와 북핵 공조 방안에 대해서도 한국 측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치 동맹으로서의 한·미 동맹에 확고한 신뢰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최고위급 소통 채널이 건재하다는 사실도 확인한 통화였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위협에 한·미 공조를 강조한 게 주목된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고 한국이 필요로 하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는 한국을 방위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결의를 보였다. 굳건한 한·미 동맹만이 동아시아 안보의 초석임을 밝힌 것이다.

북핵 정책은 1990년대 초부터 30년 가까이 해결하지 못한 실패한 정책에 다름 아니다. 7~8차례의 크고 작은 핵 위기가 발생하는 동안 수많은 핵 합의가 이뤄졌지만 합의로만 그쳤을 뿐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오히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핵무기와 미사일이 자위 수단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며 북한의 핵개발을 방조하기까지 했다. 그런 와중에서 북한은 핵개발을 거듭해 핵 능력은 핵 전력(戰力)으로 바뀌었다. 미래의 잠재적 위협이 아니라 현재의 실체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에 확고한 입장을 보여준 것은 시의적절하다.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 장벽을 만들고 중동의 이슬람 적대국들에 대한 반(反)이민정책 등 충격적 정책을 내놓는 시점에서 한국에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 이번 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서울을 방문한다. 북핵이나 사드 문제도 충분한 협의를 할 것이라고 한다. 그의 행보가 특히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