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6%에 그쳤다.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9%(연율 환산) 증가하면서 연간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7일 이 같은 내용의 지난해 4분기 GDP 증가율 및 연간 증가율 잠정치를 발표했다. 4분기 증가율은 전 분기(3.5%)는 물론 전망치(2.2%)에도 훨씬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4년(2.4%)과 2015년(2.6%) 2년 연속 2% 중반대를 기록한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3년 만에 다시 1%대로 떨어진 이유로 부진한 수출을 꼽았다. 상무부는 4분기 수출이 4.3% 줄어든 반면 수입은 8% 늘면서 대규모 무역적자가 발생해 전체 성장률을 1.7%포인트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대신 미국 경제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2.5% 증가하면서 성장을 주도했다. 30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지출도 한 달 전보다 0.5% 증가했다. 국내 지출 증가에 힘입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0.2% 상승했다. 연율 환산 1.6%로 2014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연율 환산 1.7% 올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치다.

수요 증가에 대비해 기업 생산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재고가 늘어난 것도 성장률을 1.0%포인트 끌어올렸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3.1% 증가했다. 유가 상승으로 석유와 가스 시추 등 에너지기업의 투자가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와 감세 등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투자 증가로 이어졌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