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모르면 묻고, 이해가 안되면 투자하지 마라…고객 이해하려고 애쓰는 자산관리자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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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고수에게 듣는다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 김경준 과장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 김경준 과장
프로는 역시 달랐고 특별했다. 고객이 맡긴 돈을 많이 불려줘 거액 자산가 사이에서 ‘강남 부자들의 시크릿 프라이빗뱅커(PB)’로 소문난 김경준 메리츠증권 도곡금융센터 과장을 타워팰리스 내 한 카페에서 만났다. 매일 새벽에 출근해 커피로 감각을 깨운 뒤 해외 증시 및 각종 정보 취합과 독서로 일과를 시작하는 김 과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엇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진정성과 열정을 확인했다. 투자원칙과 주의사항도 명료해 시야가 넓어진 것을 느꼈다. 왜 고액 자산가들이 김 과장과 거래를 트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올 상반기 증시를 어떻게 전망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주식을 살 때다. 물론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연초 이후 코스피(KOSPI)주식을 1조5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외국인 자금을 바탕으로 지수는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최근 1개월간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된 것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와 전년 동기 대비 38% 가까이 증가한 한국 수출 지표 호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전반적인 선진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라 경기 민감주에 대한 선호가 반영됐다. 정보기술(IT), 화학, 운송장비 섹터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향후 시장 흐름은.
“부의 양극화 심화와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위험, 국정농단에 따른 경제 활력 둔화 여파로 체감상으론 와 닿지 않지만, 분명 실물경제 지표는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시즌 실적은 시장 예상에 부합할 것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과 원자재 가격 반등, 반도체 사이클 호조 등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 전망도 작년보다 밝다. 외국인이 매수하는 대형주에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중국의 사드 보복 확산으로 성장 프리미엄이 붙었던 중소형주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대처해야 할 때다.”
▷높은 투자 수익률을 꾸준히 유지해온 방법은.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헤르만 헤세는 ‘행복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다’라고 설파했다. 투자도 ‘어떻게’에 집중해야 한다. 많은 고객이 ‘뭘 사야 하나요?’ ‘어디가 좋나요?’를 묻는다. ‘무엇’에만 몰두하는 실정이다. 금융사 직원도 마찬가지다. 펀드, 채권, ELS(주가연계증권), 랩어카운트(개인자산관리계좌) 등 ‘무엇’인가에 자꾸 가입하라고 한다. 자산관리자는 ‘무엇’보다는 ‘어떻게’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감 있게 계좌를 관리할지,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꾸준히 자산을 불려갈지를 반드시 고객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자신만의 투자 노하우를 공개한다면.
“이론이 아니라 실전에서 부딪히며, 크고 작은 자금의 흐름을 읽는 데 주력한다. 이미 누구나 좋게 보는 것에 대한 투자는 늦은 경우가 많다. 외국인과 기관을 포함해 전 세계 주요 수급 주체들의 자금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살핀 뒤 그들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중요한 것은 실제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흐름 포착이다. 꾸준히 성장하고, 이익이 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변화하는 큰 줄기를 봐야 한다. 고객들이 자칫 지나치기 쉬운 작은 변화의 맥을 잘 짚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정보가 중요하지 않나.
“정보를 맹신하지 마라. 지금과 같은 지식빅뱅의 시대에서 투자자들은 거의 비슷한 시점에 똑같은 정보를 입수한다. 오히려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는 철학과 판단력 그리고 무엇보다 실행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뿐만 아니라 위험한 순간이 왔을 때 미리 계획한 것을 완벽히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금연이나 다이어트를 계획만 세운 것과 실제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완벽한 투자 원칙 실행만이 당신의 재산을 지켜준다.”
▷투자원칙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적절한 범위 내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 생존소비나 생활소비 단계를 넘어서면 과소비와 중독소비가 일어난다. 높은 기대수익을 제시하는 상품에 전체 자금을 덜컥 투입하면 절대 안 된다. 지금은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비교적 큰 리스크 없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던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종전 고성장 시대처럼 높은 수익률을 올릴 기회가 매우 드물어졌다. 당연히 과거와는 다른 자산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식사 한 끼를 대충 때우는 것과 건강한 음식으로 내 몸을 채우는 것이 다르듯이 근본적으로 투자 역시 누군가를 따라하거나 과한 욕심을 부려선 안 된다. 개개인의 자산 규모와 전체 자산 구조는 물론 심리 편향, 리스크 감내도까지 고려한 명확한 투자 프레임 구축이 절실하다.”
▷주식투자에 있어 유념할 점은.
“하루나 이틀 차이에 너무 민감해하지 마라. 365일 전 삼성전자에 투자한 사람과 366일 전에 삼성전자에 투자한 사람의 수익률이 굉장한 차이가 날까?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심지어 금융권 직원이 이상하리만큼 투자를 재촉하거나 권유한다면 반드시 의심부터 하자. 투자 상품의 단점과 위험성부터 물어봐라. 직원이 제시하는 장밋빛 전망에 현혹되는 것은 금물이다. 모르면 반드시 묻고, 이해가 안 되면 투자하지 마라.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 등에 비해 금융자산의 절대 규모 자체가 너무 작다. 예금 및 직·간접 금융 투자 자산 포트폴리오를 선진국과 같은 형태로 재편성해야 할 때다. 이에 앞서 무엇보다 건전하고 올바른 투자 문화가 확립돼야 한다.”
▷고객 편에 선 좋은 자산관리자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궁금하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개개인의 투자 동기를 바르게 이해하는지 여부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요?’ ‘앞으로 함께 어떻게 해나가길 원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는지 되돌아보자. 고객을 이해시키려고 하는 직원이 아니라 고객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관리자를 찾아라. 투자상품 등에 대한 설명이 간결한지도 눈여겨보자. 설명이 긴 이유는 본인도 잘 모르거나 자신 없어서다. 고객을 위하는 관리자는 고객을 현혹시키지 않는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는 말은 매진 임박을 외치는 홈쇼핑 광고와 같이 고객의 불안한 감정을 이용할 뿐이다. 투자와 관리는 자녀 세대까지 안전하게 이어져 나가야 한다. 오늘 하루, 이번 한 달을 놓친다 해도 장기적으로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강남의 똑똑한 부자들은 이를 다 알고 실천하고 있다.”
▷자산관리자의 투자수익률이 중요하지 않나.
“좋은 자산관리자를 발견하려면 관리자가 고객과 함께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현재도 돈을 잘 벌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효율적인 자산 관리로 고객들의 돈을 꾸준히 늘려주었다면 관리자 자신의 수입도 증가한다. 성과가 입증되면 돈을 새로 맡기려는 고객이 꼬리를 물면서 기존 관리자산 역시 몇 배로 껑충 뛰고 관리자의 연봉도 자연스레 급증하게 된다. 다만 차, 시계, 가방 등으로 사치를 드러내는 사람은 피하라. 성실하면서도 늘 돈을 잘 버는 관리자는 절대 돈에 도취되지 않는다. 자신의 부를 과시하면서 고객을 유치하려 하지 않는다.”
▷상담과 투자 과정에서 주의할 내용은.
“누구에게나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상품을 추천한다면 의심하라. 고객을 위한 조언이 아니라 직원 스스로를 위한 자천(自薦)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금액이 같더라도 투자자가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관리도 모두 달라야 한다.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향해 갈 때 관리법을 살펴보라. 대개 갑작스러운 위험 상황에 처해 마이너스가 난 게 아니라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본인도 어찌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손해가 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정 자산관리자가 올린 고객 수익률은 그 무엇보다 정직하다.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그렇다고 과거 수익률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나 역시 지난 1년간 7억원을 27억원으로 불려준 고객이 있다. 평균 300~700%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잠시 들뜬 적도 있었다. 하지만 관리자가 제시하는 수익률은 과거의 데이터일 뿐이다. 늘 과거와 같은 수준의 수익을 낼지는 미지수다. 궁금한 대목을 꼭 물어봐야 한다.”
▷우수한 관리자의 요건이 있다면.
“진정한 관리자는 끊임없이 공부한다. 객관적인 팩트에 입각, 통찰한 뒤 향후 투자 시나리오를 고객에게 제안한다. 때가 오면 투자를 명확히 실행하는 사람이다. 한 번쯤 고민해보자. 지금 곁에 있는 관리자에게 내 자녀나 우리 예쁜 손주의 자금도 맡길 수 있을지를.”
▷리스크가 뒤따르는 투자를 반드시 해야 하나.
“은행에 예금만 해서는 세후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칠 수 있다. 왜 투자를 망설이나. 물론 손실이 발생하면 분명 밤에 잠도 못 자고, 때론 두통에 시달릴 것이다. 하지만 감내 가능한 손실 폭을 미리 정한 뒤 투자 자산 간 리밸런싱을 제때 실행한다면 분명 안정된 투자 경험을 누릴 수 있다. 학업과 취업, 결혼과 육아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힘들게 분투하고 있는 자녀들에게 보다 풍요로운 삶과 건실한 투자 철학이라는 지속 가능한 유산을 물려줄 수 있다. 투자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적절한 통제와 관리 아래 집행된다면 즐거운 경험이자 주변을 함께 밝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최승욱 미디어전략부장 swchoi@hankyung.com
▷올 상반기 증시를 어떻게 전망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주식을 살 때다. 물론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연초 이후 코스피(KOSPI)주식을 1조5000억원 이상 순매수한 외국인 자금을 바탕으로 지수는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최근 1개월간 원·달러 환율 상승 흐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순매수가 지속된 것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와 전년 동기 대비 38% 가까이 증가한 한국 수출 지표 호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전반적인 선진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라 경기 민감주에 대한 선호가 반영됐다. 정보기술(IT), 화학, 운송장비 섹터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향후 시장 흐름은.
“부의 양극화 심화와 13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위험, 국정농단에 따른 경제 활력 둔화 여파로 체감상으론 와 닿지 않지만, 분명 실물경제 지표는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어닝 시즌 실적은 시장 예상에 부합할 것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과 원자재 가격 반등, 반도체 사이클 호조 등을 감안하면 올해 실적 전망도 작년보다 밝다. 외국인이 매수하는 대형주에 유리한 상황이다. 다만 중국의 사드 보복 확산으로 성장 프리미엄이 붙었던 중소형주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대처해야 할 때다.”
▷높은 투자 수익률을 꾸준히 유지해온 방법은.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헤르만 헤세는 ‘행복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의 문제다’라고 설파했다. 투자도 ‘어떻게’에 집중해야 한다. 많은 고객이 ‘뭘 사야 하나요?’ ‘어디가 좋나요?’를 묻는다. ‘무엇’에만 몰두하는 실정이다. 금융사 직원도 마찬가지다. 펀드, 채권, ELS(주가연계증권), 랩어카운트(개인자산관리계좌) 등 ‘무엇’인가에 자꾸 가입하라고 한다. 자산관리자는 ‘무엇’보다는 ‘어떻게’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감 있게 계좌를 관리할지, ‘어떻게 하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꾸준히 자산을 불려갈지를 반드시 고객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자신만의 투자 노하우를 공개한다면.
“이론이 아니라 실전에서 부딪히며, 크고 작은 자금의 흐름을 읽는 데 주력한다. 이미 누구나 좋게 보는 것에 대한 투자는 늦은 경우가 많다. 외국인과 기관을 포함해 전 세계 주요 수급 주체들의 자금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살핀 뒤 그들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고객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중요한 것은 실제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흐름 포착이다. 꾸준히 성장하고, 이익이 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변화하는 큰 줄기를 봐야 한다. 고객들이 자칫 지나치기 쉬운 작은 변화의 맥을 잘 짚는 데 주력하고 있다.”
▷주식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정보가 중요하지 않나.
“정보를 맹신하지 마라. 지금과 같은 지식빅뱅의 시대에서 투자자들은 거의 비슷한 시점에 똑같은 정보를 입수한다. 오히려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지 않는 철학과 판단력 그리고 무엇보다 실행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뿐만 아니라 위험한 순간이 왔을 때 미리 계획한 것을 완벽히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금연이나 다이어트를 계획만 세운 것과 실제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완벽한 투자 원칙 실행만이 당신의 재산을 지켜준다.”
▷투자원칙을 어떻게 세워야 할까.
“적절한 범위 내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 생존소비나 생활소비 단계를 넘어서면 과소비와 중독소비가 일어난다. 높은 기대수익을 제시하는 상품에 전체 자금을 덜컥 투입하면 절대 안 된다. 지금은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비교적 큰 리스크 없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던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종전 고성장 시대처럼 높은 수익률을 올릴 기회가 매우 드물어졌다. 당연히 과거와는 다른 자산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식사 한 끼를 대충 때우는 것과 건강한 음식으로 내 몸을 채우는 것이 다르듯이 근본적으로 투자 역시 누군가를 따라하거나 과한 욕심을 부려선 안 된다. 개개인의 자산 규모와 전체 자산 구조는 물론 심리 편향, 리스크 감내도까지 고려한 명확한 투자 프레임 구축이 절실하다.”
▷주식투자에 있어 유념할 점은.
“하루나 이틀 차이에 너무 민감해하지 마라. 365일 전 삼성전자에 투자한 사람과 366일 전에 삼성전자에 투자한 사람의 수익률이 굉장한 차이가 날까? 결코 서두를 필요가 없다. 심지어 금융권 직원이 이상하리만큼 투자를 재촉하거나 권유한다면 반드시 의심부터 하자. 투자 상품의 단점과 위험성부터 물어봐라. 직원이 제시하는 장밋빛 전망에 현혹되는 것은 금물이다. 모르면 반드시 묻고, 이해가 안 되면 투자하지 마라. 우리나라는 미국과 일본 등에 비해 금융자산의 절대 규모 자체가 너무 작다. 예금 및 직·간접 금융 투자 자산 포트폴리오를 선진국과 같은 형태로 재편성해야 할 때다. 이에 앞서 무엇보다 건전하고 올바른 투자 문화가 확립돼야 한다.”
▷고객 편에 선 좋은 자산관리자를 확인할 수 있는 기준이 궁금하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개개인의 투자 동기를 바르게 이해하는지 여부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요?’ ‘앞으로 함께 어떻게 해나가길 원하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는지 되돌아보자. 고객을 이해시키려고 하는 직원이 아니라 고객을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관리자를 찾아라. 투자상품 등에 대한 설명이 간결한지도 눈여겨보자. 설명이 긴 이유는 본인도 잘 모르거나 자신 없어서다. 고객을 위하는 관리자는 고객을 현혹시키지 않는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는 말은 매진 임박을 외치는 홈쇼핑 광고와 같이 고객의 불안한 감정을 이용할 뿐이다. 투자와 관리는 자녀 세대까지 안전하게 이어져 나가야 한다. 오늘 하루, 이번 한 달을 놓친다 해도 장기적으로 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강남의 똑똑한 부자들은 이를 다 알고 실천하고 있다.”
▷자산관리자의 투자수익률이 중요하지 않나.
“좋은 자산관리자를 발견하려면 관리자가 고객과 함께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현재도 돈을 잘 벌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효율적인 자산 관리로 고객들의 돈을 꾸준히 늘려주었다면 관리자 자신의 수입도 증가한다. 성과가 입증되면 돈을 새로 맡기려는 고객이 꼬리를 물면서 기존 관리자산 역시 몇 배로 껑충 뛰고 관리자의 연봉도 자연스레 급증하게 된다. 다만 차, 시계, 가방 등으로 사치를 드러내는 사람은 피하라. 성실하면서도 늘 돈을 잘 버는 관리자는 절대 돈에 도취되지 않는다. 자신의 부를 과시하면서 고객을 유치하려 하지 않는다.”
▷상담과 투자 과정에서 주의할 내용은.
“누구에게나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상품을 추천한다면 의심하라. 고객을 위한 조언이 아니라 직원 스스로를 위한 자천(自薦)일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금액이 같더라도 투자자가 처한 상황은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관리도 모두 달라야 한다. 투자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향해 갈 때 관리법을 살펴보라. 대개 갑작스러운 위험 상황에 처해 마이너스가 난 게 아니라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본인도 어찌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가 손해가 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정 자산관리자가 올린 고객 수익률은 그 무엇보다 정직하다.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그렇다고 과거 수익률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나 역시 지난 1년간 7억원을 27억원으로 불려준 고객이 있다. 평균 300~700%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잠시 들뜬 적도 있었다. 하지만 관리자가 제시하는 수익률은 과거의 데이터일 뿐이다. 늘 과거와 같은 수준의 수익을 낼지는 미지수다. 궁금한 대목을 꼭 물어봐야 한다.”
▷우수한 관리자의 요건이 있다면.
“진정한 관리자는 끊임없이 공부한다. 객관적인 팩트에 입각, 통찰한 뒤 향후 투자 시나리오를 고객에게 제안한다. 때가 오면 투자를 명확히 실행하는 사람이다. 한 번쯤 고민해보자. 지금 곁에 있는 관리자에게 내 자녀나 우리 예쁜 손주의 자금도 맡길 수 있을지를.”
▷리스크가 뒤따르는 투자를 반드시 해야 하나.
“은행에 예금만 해서는 세후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칠 수 있다. 왜 투자를 망설이나. 물론 손실이 발생하면 분명 밤에 잠도 못 자고, 때론 두통에 시달릴 것이다. 하지만 감내 가능한 손실 폭을 미리 정한 뒤 투자 자산 간 리밸런싱을 제때 실행한다면 분명 안정된 투자 경험을 누릴 수 있다. 학업과 취업, 결혼과 육아에 이르기까지 갈수록 힘들게 분투하고 있는 자녀들에게 보다 풍요로운 삶과 건실한 투자 철학이라는 지속 가능한 유산을 물려줄 수 있다. 투자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적절한 통제와 관리 아래 집행된다면 즐거운 경험이자 주변을 함께 밝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최승욱 미디어전략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