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1481> 국무회의 개회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7.1.31    srbaek@yna.co.kr/2017-01-31 11:03:49/<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lt;YONHAP PHOTO-1481&gt; 국무회의 개회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1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7.1.31 srbaek@yna.co.kr/2017-01-31 11:03:49/&lt;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gt;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여권의 보수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을까.

새누리당에서는 연일 황 대행을 띄우고 있다. 일각에선 ‘황교안 대선주자 프로젝트’를 짜고 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1일 “설 전후로 보면 우리 당(소속)도 아닌 황 대행의 지지가 거의 10% 안팎으로 나오고 있다”며 “그분이 새누리당 당원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볼 때는 새누리당과 연관 있는 분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대행이 (대선 출마 땐)대행직을 사임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정치적 논쟁이 있는 것 같다. 그건 본인이 결단해야 할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특별히 보수 중에서 황 대행을 대통령 후보로 관심 갖는 것에 대해 저희는 많은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서 황 대행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했지만 “이번 주부터는 조심스럽게 대선에 대한 이야기를 당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언제 대선이 치러질지 모르지만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 황 대행이 대선주자로 부상하는 것은 보수를 대변할 뚜렷한 여권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귀국 전만 하더라도 유력 여권 대선후보로 거론됐다. 대구·경북(TK)과 충청을 연합하는 지지세력에 전국 보수층을 묶으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과 1대1 대결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전략이 있었다.

최순실 사태로 새누리당 내 TK세력 입지가 위축되고, 충청권 의원들이 TK와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이런 대권 구도는 어그러졌다. 반 전 총장도 귀국 일성으로 ‘진보적 보수’를 내세우며 새누리당과 보수와 거리를 두는 전략을 세움에 따라 여권과 반 전 총장의 간격은 커졌다. 현재로선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해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런 정치 상황들이 새누리당이 황 대행에 눈길을 돌리는 배경이다.

새누리당이 황 대행을 눈여겨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지지율이 만만치 않게 나오기 때문이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황 대행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많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여론조사 상으로도 그런 수치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이라면 누구나 출마할 자유가 있으니까 그런 여지에서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각 언론사들이 황 대행을 여론조사 대상에 넣기 시작한 것은 새해 들어서부터다. 황 대행 지지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황 대행 대선 지지율은 5.4%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조사 때 4.8% 보다 0.6% 포인트 높아졌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황 대행은 1월 3주차에 4.6%에서 4주차엔 7.4%로 껑충 뛰었다. 문화일보와 엠브레인이 지난 23~24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발표한 조사에서 황 대행은 7.9%로 전체 4위를 기록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고, 관련 행보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의 지지율이 나오는 것은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 경험이 앞으로 국정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 TK 출신의 한 새누리당 의원은 “황 대행이 권한대행 역할을 비교적 안정감 있게 하고 있어 보수층에 확장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법무부 장관과 총리를 지내면서 두 차례의 인사청문회를 통해 도덕성을 검증받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여권 잠재 후보로 꼽히는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한국경제신문 MBC 조사에선 지난달 29~30일 조사 때 19.7%에서 지난 25~26일 16.3%로 3.4%포인트 떨어졌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반 전 총장은 지난해 12월 3주차에 23.1%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고 있다. 귀국 직후인 1월 2주차에 22.2%를 기록했던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1월 3주차에 19.8%, 4주차에는 15.4%로 떨어졌다.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황 대행에 대한 견제도 만만치 않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30일 기자간담회에서 황 대행에게 “대선 출마 생각이 있으면 지금 당장 결심하고 나와야 떳떳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 공백이 있어서는 안되는데 끝까지 눈치보다가, 마지막 순간에 결심해서 나라가 혼란해지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견제했다. 또 “황 대행이 대선 출마를 위해 또 다른 권한대행을 임명하면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비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의원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황 대행의 대선 출마? 말도 안 되고 실현 가능성도 없는 미친 짓”이라며 “스스로 사임하고, 이를 자기가 수리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또다시 자기가 임명하고, 대선에 출마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황 대행 측은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SNS라 하더라도 정치인으로서 품격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다”고 발끈했다.

난관도 적지 않다. 황 대행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선거를 관리할 임무를 맡은 대통령 권한대행이 직접 선수로 뛰어드는 데 대한 비판은 감수해야 한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을 세워야 하는데 대한 비판이 적지 않게 제기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대한 공동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황 대행은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총리를 잇달아 맡았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도 약점이다.

출마 땐 기댈 수 밖에 없는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기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때문에 박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될 경우에 대비, 12월 대선 예비주자로 남겨놓으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홍영식 선임기자 yshong@hankyung.com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SWOT 분석

▶Strength(강점)=국정경험. 안정감

▶Weakness(약점)=탄핵 책임론. 취약한 정치경험

▶Opportunity(기회)=여권 후보 부재. 보수 결집 가능성

▶Threat(위협)=대통령 권한대행 출마에 비판 여론. 출마시 국정 공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