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싫으면 나가!"…'반이민 조치' 반기 든 법무장관 대행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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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민 행정명령 파문 확산
미국 외교관들 '반대 서명' 돌리자 백악관 "거부땐 옷 벗어야" 경고
골드만삭스·포드·모건스탠리 등 '친트럼프' 기업들까지 비판 가세
미국 여론조사선 57%가 찬성
미국 외교관들 '반대 서명' 돌리자 백악관 "거부땐 옷 벗어야" 경고
골드만삭스·포드·모건스탠리 등 '친트럼프' 기업들까지 비판 가세
미국 여론조사선 57%가 찬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7일 서명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의 후폭풍이 거세다. 트럼프 정부 내 관료들조차 행정명령을 인정하지 않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반기를 든 고위관료를 해고하고, 백악관은 “싫으면 나가라”고 불만을 품은 관료들에게 으름장을 놓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나서 항의성명을 냈다.
◆저항하는 공무원들
30일 샐리 예이츠 미국 법무장관 대행은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소송을 법무부가 방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명령이 합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무부 직원들에게 관련 소송을 방어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테러위험국으로 분류한 이란·이라크·시리아·리비아·수단·소말리아·예멘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90일간 불허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그를 해고했다. 백악관은 예이츠 대행이 “미국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합법적 명령을 시행하는 것을 거부해 법무부를 배신했다”고 해고 사유를 설명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가 취임할 때까지 법무장관 대행을 맡을 후임에는 데이나 보엔트 버지니아주 동부지방 검사가 임명됐다.
또 미국 외교관 일부는 이 행정명령이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있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연판장 서명자는 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ABC방송 보도가 나오자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들을 겨냥해 “행정명령을 따르든지, 옷을 벗고 나가든지 하라”는 성명을 냈다.
◆트럼프 “나쁜 놈이 아주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안팎의 비판에도 전혀 굴하지 않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미국 입국자 32만명 가운데 억류돼 심사받는 것은 고작 109명뿐이고 혼란의 원인은 델타항공의 전산망 결함, 시위대, (민주당 상원의원) 척 슈머의 눈물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행정명령을 미리 공개했다면 나쁜 놈들이 지난주 미국으로 몰려들어왔을 것”이라며 “미국 밖엔 나쁜 놈이 아주 많다”고 강조했다. 이 계획이 대선 공약의 중요한 부분이었음을 환기하며 “세계를 공부하라!”고 외쳤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여론도 강하다. 공항을 찾는 시위대 행렬은 지난 주말보다 줄어들었다.
이날 보수 성향 여론조사업체인 라스무센리포츠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57%가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자 유입에 따른 일자리 위협과 테러 공포로부터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누적된 결과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연방 정부가 미국 내 이슬람 테러 위협에 충분히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이 테러 위협에서 안전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16%에 불과했다.
◆포드·골드만삭스 등도 비판 합류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트럼프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협조할 뜻을 밝혀온 미국 자동차업계도 잇달아 공식 성명서나 내부 담화 형태로 반대의 뜻을 밝혔다.
빌 포드 포드 회장과 마크 필즈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반이민 행정명령이 포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다르다”고 전했다. 포드 본사가 있는 미시간주 디어본은 전 인구의 30%가 무슬림이어서 미국의 ‘무슬림 수도’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수혜를 받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씨티 등 월가 금융회사도 잇달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다양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반이민 행정명령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법학계에서는 이번 행정명령의 위헌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에릭 포스너 시카고대 교수는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이 있다며 옹호한 반면 애덤 콕스 뉴욕대 교수는 종교와 인종 차별이라는 이유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슬림 차별’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기독교도를 우대하겠다는 발언 등을 근거로 종교적 차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영국·호주 정부는 자국 국민이 이란 등 7개국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더라도 이번 조치에서 제외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미국에서 받아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30일 샐리 예이츠 미국 법무장관 대행은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소송을 법무부가 방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명령이 합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법무부 직원들에게 관련 소송을 방어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테러위험국으로 분류한 이란·이라크·시리아·리비아·수단·소말리아·예멘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90일간 불허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그를 해고했다. 백악관은 예이츠 대행이 “미국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합법적 명령을 시행하는 것을 거부해 법무부를 배신했다”고 해고 사유를 설명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가 취임할 때까지 법무장관 대행을 맡을 후임에는 데이나 보엔트 버지니아주 동부지방 검사가 임명됐다.
또 미국 외교관 일부는 이 행정명령이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있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연판장 서명자는 1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ABC방송 보도가 나오자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들을 겨냥해 “행정명령을 따르든지, 옷을 벗고 나가든지 하라”는 성명을 냈다.
◆트럼프 “나쁜 놈이 아주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안팎의 비판에도 전혀 굴하지 않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미국 입국자 32만명 가운데 억류돼 심사받는 것은 고작 109명뿐이고 혼란의 원인은 델타항공의 전산망 결함, 시위대, (민주당 상원의원) 척 슈머의 눈물 때문”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행정명령을 미리 공개했다면 나쁜 놈들이 지난주 미국으로 몰려들어왔을 것”이라며 “미국 밖엔 나쁜 놈이 아주 많다”고 강조했다. 이 계획이 대선 공약의 중요한 부분이었음을 환기하며 “세계를 공부하라!”고 외쳤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여론도 강하다. 공항을 찾는 시위대 행렬은 지난 주말보다 줄어들었다.
이날 보수 성향 여론조사업체인 라스무센리포츠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의 57%가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자 유입에 따른 일자리 위협과 테러 공포로부터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누적된 결과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52%가 연방 정부가 미국 내 이슬람 테러 위협에 충분히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이 테러 위협에서 안전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16%에 불과했다.
◆포드·골드만삭스 등도 비판 합류
포드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트럼프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협조할 뜻을 밝혀온 미국 자동차업계도 잇달아 공식 성명서나 내부 담화 형태로 반대의 뜻을 밝혔다.
빌 포드 포드 회장과 마크 필즈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반이민 행정명령이 포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다르다”고 전했다. 포드 본사가 있는 미시간주 디어본은 전 인구의 30%가 무슬림이어서 미국의 ‘무슬림 수도’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수혜를 받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씨티 등 월가 금융회사도 잇달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CEO는 “다양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반이민 행정명령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법학계에서는 이번 행정명령의 위헌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에릭 포스너 시카고대 교수는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재량권이 있다며 옹호한 반면 애덤 콕스 뉴욕대 교수는 종교와 인종 차별이라는 이유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슬림 차별’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기독교도를 우대하겠다는 발언 등을 근거로 종교적 차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영국·호주 정부는 자국 국민이 이란 등 7개국 국적을 동시에 갖고 있더라도 이번 조치에서 제외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미국에서 받아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