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여야 대선주자들은 비판적 태도를 바꿔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원로로서 역할을 기대한다”고 덕담을 내놨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동안 보여준 행보에 비춰보면 뜻밖”이라며 “좋은 경쟁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가 아니더라도 외교 등 다른 분야에서 헌신할 길이 있을 것”이라며 “집권 후 외교 문제에 관해 필요하다면 반 전 총장을 만나 많은 자문과 조언을 받겠다”고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외교 현안에 있어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며 “향후 특사로 여러 외교 현안을 푸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유엔 사무총장으로 쌓아 온 경륜을 바탕으로 국가 원로로서 더 큰 기여를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반 전 총장이 결국 명예를 지키는 길을 선택했다”며 “정치적 견해 차를 떠나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이 낳은 자랑스러운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갑작스러운 소식이지만 고뇌 끝에 내린 결정으로 존중한다”며 “정치를 직접 하지 않더라도 평생의 경륜과 경험을 소중하게 써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반 전 총장은 여전히 국가의 큰 자산”이라며 “오랜 경험과 경륜을 살려 국가 원로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다른 후보들과 달리 이재명 성남시장은 반 전 총장의 사퇴는 당연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시장은 “고위 공직 경력 자체가 장점인 시대는 갔다. 중도 사퇴는 당연한 결론”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