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돌아보며 힐링"…직장인 글쓰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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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파스텔' '대안연구공동체' 강좌 등에 수강자들 '북적'
2013년 개설된 HK여행작가아카데미, 수료자 400여명 배출
글쓰기 관련 책도 서점가에서 인기…작년에만 92권 출간
2013년 개설된 HK여행작가아카데미, 수료자 400여명 배출
글쓰기 관련 책도 서점가에서 인기…작년에만 92권 출간
8년차 초등학교 교사 정재임 씨는 취미생활 강좌 프로그램 ‘스쿨파스텔’에서 김상혁 시인에게 시 쓰기를 배우고 있다. 처음에는 재미로 동화창작 공부를 시작했지만 소설과 시도 공부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지금은 시인 등단까지 생각하고 있다. 자신이 쓴 시를 블로그에 올려 다른 사람들과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게 정씨의 큰 즐거움이다. 그는 “글을 쓰느라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게 되니 이전에는 보지 못한 것들이 보이고 내 사고가 얼마나 좁았는지 깨닫게 됐다”며 “삶이 풍요롭게 채워진다는 느낌이 들어 마음의 위안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스쿨파스텔’ 수강생 3배 이상 급증
일반인을 위한 글쓰기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오은 시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서울 대현동 스쿨파스텔은 지난해 12월 2개였던 시·소설 쓰기 강좌 수를 올 들어 7개로 늘렸다. 강좌당 수강 정원도 10명에서 16명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20명이던 스쿨파스텔의 글쓰기 수강생은 지난달 3배가 넘는 71명으로 급증했다. 내달에는 논픽션 강좌를 신설하는 등 강좌 수와 종류를 더 늘릴 계획이다. 오 시인은 “강의실이 모자라 인근의 다른 장소를 추가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교동에 강의실을 두고 있는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 대안연구공동체의 글쓰기 수강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안연구공동체가 2011년 처음 글쓰기 강좌를 개설했을 땐 정원도 못 채웠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정원 10명인 글쓰기 강좌를 4~6개 운영했고 올해는 연말까지 글쓰기 강좌 수를 두 배 정도 늘릴 계획이다. 김종락 대안연구공동체 대표는 “처음 시작할 땐 주변에 이런 프로그램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는 글쓰기 강좌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20% 늘었다. 한겨레센터는 시나 소설 쓰기 뿐만 아니라 자서전, 여행에세이 쓰기 등 다양한 글쓰기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글쓰기창작분야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브랜드 ‘글터’를 새로 시작할 계획이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 관계자는 “글쓰기 문학분야를 독립 운영해 글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글쓰기 창작 센터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여행 글쓰기를 가르치는 HK여행작가아카데미는 2013년 개설돼 지금까지 400명이 넘는 수료자를 배출했다. 현재 10기가 수업을 듣고 있으며, 기수마다 40~60명이 공부한다. 직장인, 주부, 사업가 등 구성도 다양하다. 나이도 20대부터 60대까지 망라한다. 수료생 중에는 여행작가로 데뷔한 사람도 여럿이다. 대구나 부산에서 KTX를 타고 오면서 한 번도 수업에 빠지지 않은 사람도 있을 정도로 수강 열기가 높다.
◆“나 자신에게 집중…힐링하는 느낌”
수강생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게 글쓰기 강좌를 듣는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스쿨파스텔에서 시를 공부 중인 신지나 씨(28)는 “시를 쓰다 보면 내가 지금 기쁘면 왜 기쁘고 슬프면 왜 슬픈지를 생각하게 돼서 내면에 집중하게 된다”며 “힘들 때 위로받고 치유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글쓰기에 대한 책도 서점가에서 인기다. 인터넷서점 인터파크에서 검색하면 지난해에만 92권이 나왔고 올 들어서는 한 달 새 9권이 나왔다. 분야도 여행, 비즈니스, 시, 소설 등 다양하다. 인터파크의 지난달 베스트셀러 가운데 《대통령의 글쓰기》(메디치미디어·3위),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생각의길·9위), 《표현의 기술》(생각의길·10위) 등 3권이 인문 분야 10위권에 들었다.
◆메모하는 습관, 모임 참여 필요
보통 사람들이 글을 꾸준히 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경험자들은 평소 ‘메모하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시 공부를 시작한 대금 연주자 차승민 씨(35)는 “평소 생각할 거리가 있는 단어를 들으면 메모해놓고 나중에 그걸 글로 풀어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년째 소설을 공부하고 있는 신모씨(30)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에세이나 시를 써보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관련 모임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꼭 유료 강좌가 아니어도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정재임 씨는 “글쓰기 공부를 혼자 했다면 금방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라며 “모임에서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다 보면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열정이 생긴다”고 말했다. 3년째 시 쓰기 공부를 하고 있는 직장인 서영아 씨(31)는 “공부하는 사람끼리 서로 작품을 평가해주는 합평(合評) 모임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오은 시인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영역에 대해 글쓰기를 하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며 “기업인은 경제소설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스쿨파스텔’ 수강생 3배 이상 급증
일반인을 위한 글쓰기 강좌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오은 시인이 대표를 맡고 있는 서울 대현동 스쿨파스텔은 지난해 12월 2개였던 시·소설 쓰기 강좌 수를 올 들어 7개로 늘렸다. 강좌당 수강 정원도 10명에서 16명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20명이던 스쿨파스텔의 글쓰기 수강생은 지난달 3배가 넘는 71명으로 급증했다. 내달에는 논픽션 강좌를 신설하는 등 강좌 수와 종류를 더 늘릴 계획이다. 오 시인은 “강의실이 모자라 인근의 다른 장소를 추가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교동에 강의실을 두고 있는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 대안연구공동체의 글쓰기 수강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대안연구공동체가 2011년 처음 글쓰기 강좌를 개설했을 땐 정원도 못 채웠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정원 10명인 글쓰기 강좌를 4~6개 운영했고 올해는 연말까지 글쓰기 강좌 수를 두 배 정도 늘릴 계획이다. 김종락 대안연구공동체 대표는 “처음 시작할 땐 주변에 이런 프로그램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많아졌다”고 말했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는 글쓰기 강좌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20% 늘었다. 한겨레센터는 시나 소설 쓰기 뿐만 아니라 자서전, 여행에세이 쓰기 등 다양한 글쓰기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글쓰기창작분야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브랜드 ‘글터’를 새로 시작할 계획이다. 한겨레교육문화센터 관계자는 “글쓰기 문학분야를 독립 운영해 글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글쓰기 창작 센터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여행 글쓰기를 가르치는 HK여행작가아카데미는 2013년 개설돼 지금까지 400명이 넘는 수료자를 배출했다. 현재 10기가 수업을 듣고 있으며, 기수마다 40~60명이 공부한다. 직장인, 주부, 사업가 등 구성도 다양하다. 나이도 20대부터 60대까지 망라한다. 수료생 중에는 여행작가로 데뷔한 사람도 여럿이다. 대구나 부산에서 KTX를 타고 오면서 한 번도 수업에 빠지지 않은 사람도 있을 정도로 수강 열기가 높다.
◆“나 자신에게 집중…힐링하는 느낌”
수강생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게 글쓰기 강좌를 듣는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스쿨파스텔에서 시를 공부 중인 신지나 씨(28)는 “시를 쓰다 보면 내가 지금 기쁘면 왜 기쁘고 슬프면 왜 슬픈지를 생각하게 돼서 내면에 집중하게 된다”며 “힘들 때 위로받고 치유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글쓰기에 대한 책도 서점가에서 인기다. 인터넷서점 인터파크에서 검색하면 지난해에만 92권이 나왔고 올 들어서는 한 달 새 9권이 나왔다. 분야도 여행, 비즈니스, 시, 소설 등 다양하다. 인터파크의 지난달 베스트셀러 가운데 《대통령의 글쓰기》(메디치미디어·3위),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생각의길·9위), 《표현의 기술》(생각의길·10위) 등 3권이 인문 분야 10위권에 들었다.
◆메모하는 습관, 모임 참여 필요
보통 사람들이 글을 꾸준히 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경험자들은 평소 ‘메모하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시 공부를 시작한 대금 연주자 차승민 씨(35)는 “평소 생각할 거리가 있는 단어를 들으면 메모해놓고 나중에 그걸 글로 풀어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3년째 소설을 공부하고 있는 신모씨(30)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에세이나 시를 써보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관련 모임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꼭 유료 강좌가 아니어도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정재임 씨는 “글쓰기 공부를 혼자 했다면 금방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라며 “모임에서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다 보면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열정이 생긴다”고 말했다. 3년째 시 쓰기 공부를 하고 있는 직장인 서영아 씨(31)는 “공부하는 사람끼리 서로 작품을 평가해주는 합평(合評) 모임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오은 시인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영역에 대해 글쓰기를 하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며 “기업인은 경제소설을 써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