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만년 3위' LGU+가 1인당 매출 1위 오른 까닭
이동통신업계 3위인 LG유플러스가 작년 4분기 무선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에서는 1위에 올랐다. 작년 3분기 SK텔레콤을 누르고 무선 ARPU 2위에 오른 데 이어 KT까지 끌어내려 이변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업계에선 저(低)요금의 ‘세컨드(second) 디바이스’ 가입자 변수에 따른 ARPU 착시현상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가 2일 발표한 2016년 실적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무선 ARPU는 3만5657원으로 KT(3만5452원)를 앞질렀다. 작년 무선 ARPU 추세를 고려할 때 3일 실적 발표를 앞둔 SK텔레콤의 무선 ARPU도 LG유플러스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선 ARPU는 통신사의 최대 주력인 무선사업 매출을 총 가입자로 나눈 수치다. 그동안 통신사의 사업 수익성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돼 왔다. 국내 이동통신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1, 2위인 SK텔레콤과 KT를 밀어내고 무선 ARPU 1위를 차지한 것은 무선사업 경쟁력 강화라는 요인 외에 웨어러블 기기 등 세컨드 디바이스 변수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키즈폰, 스마트워치 등 월평균 요금이 1만원 안팎에 불과한 세컨드 디바이스 가입자를 많이 보유한 통신사의 무선 ARPU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웨어러블 기기 가입자는 SK텔레콤이 55만6645명, KT가 26만3248명으로 LG유플러스(5만83명)보다 각각 11배, 5배가량 많다.

업계에선 무선 ARPU 무용론까지 제기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사물인터넷(IoT) 가입자 증가 등으로 무선 ARPU 비교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1일 콘퍼런스콜에서 아예 올해 무선 ARPU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ARPU 수치가 통신사 경쟁력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무선 서비스별 세부 매출 수치를 비교하는 등 새로운 지표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