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장관(왼쪽), 틸러슨 국무장관.
윤병세 외교장관(왼쪽), 틸러슨 국무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7일 북핵을 ‘임박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7시50분부터 약 25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북핵 문제가 미국 신행정부가 당면한 가장 심각한 외교안보 현안이 될 것”이라며 “양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한·미에 대한 핵 선제타격을 운운하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 기조는 적절하다”며 “그간 구축해온 전방위적 대북 제재·압박 체제를 철저히 가동시켜나가자”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한·미 양국이 ‘임박한 위협(immediate threat)’인 북핵 문제의 공동 접근 방안을 발전시켜나가자”며 “조만간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 이를 최우선 의제로 삼아 구체적으로 협의하자”고 화답했다.

양측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오직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며 다른 국가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인식 아래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또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내기 위해 무엇보다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포함해 중국을 견인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한·미는 지난달 31일 트럼프 대통령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통화를 시작으로 양국 국방장관 통화(2월1일), 합참의장 통화(2일), 국방장관 회담(3일)에 이어 이날 외교장관까지 채널을 확보함에 따라 일단 외교·안보라인의 신뢰를 구축하고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