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흔드는 '정치 리스크'] 유럽으로 번진 반(反)이민·자국우선…프랑스 국채값 18개월 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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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성향 르펜 4월 대선 당선땐 혼란 우려
독일, 9월 총선서 메르켈 4선 불투명…불안 확산
엔화 가치·금값 급등…안전자산에 돈 몰려
독일, 9월 총선서 메르켈 4선 불투명…불안 확산
엔화 가치·금값 급등…안전자산에 돈 몰려
‘올해 글로벌 경제는 정치의 손아귀에 놓일 것이다.’
영국의 유력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말 《2017 세계 경제 대전망》에서 예측한 그대로다. 오는 4~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프랑스와 9월 총선이 예정된 독일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자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뉴스 건수가 최근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가에서도 향후 글로벌 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도 불확실해져
최근 글로벌 시장 불안의 진원지는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요 7개국(G7) 소속 국가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한 자국우선주의 정책이 프랑스 등 유럽 핵심부로 전염되면서 가뜩이나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취약해진 유럽연합(EU)을 흔들고 있다.
올해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말 “EU 설립의 주축 멤버인 이들 국가에서 모두 유럽공동체에 회의적인 후보들이 출마한다”며 “자칫 유럽이 구축해 온 체제 붕괴의 결정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EU 탈퇴와 반이민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FN) 대표의 약진을 저지할 대안 후보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연 0.1%였던 프랑스 국채(10년) 금리가 6일 연 1.159%까지 치솟으면서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FT는 지난해 6월 설마했던 브렉시트 결정이 현실화하면서 정치적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독일 역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재집권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9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의 강력한 적수로 부상하고 있는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의 사민당 지지율이 최근 2주 만에 10%포인트 상승하면서 1위로 치고 나왔다. 반면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 지지율은 32.5%에서 30%로 떨어지며 입지가 좁아졌다.
EU의 또 다른 G7 멤버인 이탈리아는 지난해 12월 친EU 성향의 중도좌파인 집권 민주당이 추진한 개헌 국민투표가 부결돼 마테오 렌치 총리가 물러나면서 사실상 정치적 공백 상태다. 올 상반기 치러질 조기 총선은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 성향의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심리 갈수록 악화돼
선진국의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뤄진 G7의 정책 공조는 사실상 깨진 상태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독일을 향해 “저평가된 유로화를 통해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독일은 “유로화가 저평가된 것은 맞지만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때문”이라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게 책임을 돌렸다.
G7 국가인 캐나다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앞두고 있고, 일본은 트럼프 정부의 약달러 기조로 인한 엔화 가치 급등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말 103선까지 오른 달러인덱스는 6일 99.87을 기록하며 올 들어 약 4% 하락했다. 시장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이날 0.81% 급등한 달러당 111.70엔까지 오르면서 올 들어서만 4% 급등했다.
마켓워치는 JP모간 외환전략팀의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과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가 랠리를 벌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달러 매도가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채금리(10년물)도 이날 연 2.415%로 마감했다. 2주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가격은 상승)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영국의 유력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말 《2017 세계 경제 대전망》에서 예측한 그대로다. 오는 4~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프랑스와 9월 총선이 예정된 독일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현지시간) 자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불확실성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뉴스 건수가 최근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가에서도 향후 글로벌 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도 불확실해져
최근 글로벌 시장 불안의 진원지는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요 7개국(G7) 소속 국가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한 자국우선주의 정책이 프랑스 등 유럽 핵심부로 전염되면서 가뜩이나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으로 취약해진 유럽연합(EU)을 흔들고 있다.
올해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총선과 대선이 치러진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말 “EU 설립의 주축 멤버인 이들 국가에서 모두 유럽공동체에 회의적인 후보들이 출마한다”며 “자칫 유럽이 구축해 온 체제 붕괴의 결정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EU 탈퇴와 반이민정책을 공약으로 내건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FN) 대표의 약진을 저지할 대안 후보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연 0.1%였던 프랑스 국채(10년) 금리가 6일 연 1.159%까지 치솟으면서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반영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FT는 지난해 6월 설마했던 브렉시트 결정이 현실화하면서 정치적 리스크를 과소평가하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독일 역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재집권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9월 치러지는 총선에서 메르켈 총리의 강력한 적수로 부상하고 있는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의 사민당 지지율이 최근 2주 만에 10%포인트 상승하면서 1위로 치고 나왔다. 반면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 지지율은 32.5%에서 30%로 떨어지며 입지가 좁아졌다.
EU의 또 다른 G7 멤버인 이탈리아는 지난해 12월 친EU 성향의 중도좌파인 집권 민주당이 추진한 개헌 국민투표가 부결돼 마테오 렌치 총리가 물러나면서 사실상 정치적 공백 상태다. 올 상반기 치러질 조기 총선은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 성향의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심리 갈수록 악화돼
선진국의 자국 우선주의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뤄진 G7의 정책 공조는 사실상 깨진 상태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독일을 향해 “저평가된 유로화를 통해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독일은 “유로화가 저평가된 것은 맞지만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때문”이라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게 책임을 돌렸다.
G7 국가인 캐나다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앞두고 있고, 일본은 트럼프 정부의 약달러 기조로 인한 엔화 가치 급등에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말 103선까지 오른 달러인덱스는 6일 99.87을 기록하며 올 들어 약 4% 하락했다. 시장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이날 0.81% 급등한 달러당 111.70엔까지 오르면서 올 들어서만 4% 급등했다.
마켓워치는 JP모간 외환전략팀의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과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가 랠리를 벌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달러 매도가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채금리(10년물)도 이날 연 2.415%로 마감했다. 2주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가격은 상승)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