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뷰] 지창욱, '액션천재'라 불리는 남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조작된 도시' 로 스크린 데뷔…지창욱 인터뷰
"잘 버텼다."
배우 지창욱은 지난 8년간의 연예생활을 되돌아보며 덤덤하게 자신을 토닥였다.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2010)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뒤 지창욱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너무 재밌기도 했고, 때론 위태롭기도 했다. 서슬퍼런 연예계에는 좋은 사람들만큼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지창욱은 "대중들은 미디어에 비춰지는 면만 보기 때문에 모를 수도 있겠다"라면서 "그동안 갈림길이 많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잘 버텼다 싶다"고 소회했다.
그동안 지창욱은 드라마 '기황후', '힐러', 'THE K2'까지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특히 액션 연기에서는 또래 배우 중 으뜸으로 꼽힐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그의 이름 뒤에 따라온 수식어는 '액션 장인', '액션 천재' 다.
조금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박광현 감독)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그가 가장 잘하는 액션으로 말이다. 지창욱은 "액션은 크게 어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액션 팀에서 상황에 따라 합을 짜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연기를 합니다. '조작된 도시'는 단지 액션이 주가 되는 영화가 아니에요. 감정적인 부분을 상상하고 표현해야 했기에 체력적인 것 보다 감정적으로 더 힘들었죠."
'조작된 도시'는 전직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하루하루 PC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는 별 볼 일 없는 백수가 3분16초 만에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지창욱이 연기한 백수 권유는 '미성년자 살인 강간'이라는 범죄의 용의자로 몰려 무기수들과 함께 옥살이를 한다.
이 교도소는 권유가 살인자의 누명을 쓴 후 분노와 억울한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판타지적인 모습으로 디자인 됐다. 강원도 태백의 폐광산에서 촬영한 교도소는 한층 위압적인 느낌이 강조됐다.
"일반적인 교도소의 느낌은 아니었어요. 매우 삭막했죠. 구르기도 하고 많이 맞기도했어요. 우울한 감정을 폭발시켜야 했기에 장소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힘들었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거든요."
극 중 권유는 호된 옥살이를 하다가 자신의 결백을 믿어주는 게임 멤버들을 만나 게임 세계에서 갈고 닦은 전투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작된 세상에 짜릿한 반격을 가한다.
"맞는 장면이 너무 많아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했습니다. 머리채가 잡힌 채 질질 끌려다니기도 했죠. 재촬영을 많이 했는데 너무 아파서 순간 짜증이 나더라고요. 연기니까 화를 낼수도 없고, 붉으락푸르락 했어요. 차라리 때리는 연기가 편하더라고요."
지창욱은 촬영 전부터 수개월에 걸쳐 강도 높은 액션 훈련을 자처했다. 고난도의 자동차 추격신과 와이어 액션은 박진감 넘치는 시원한 볼거리다. 마치 지창욱에 의한, 지창욱을 위한 영화 같았다.
"영화는 나 혼자서 만드는 작업이 아니더라고요. 동료 배우들과 수많은 스태프가 다 같이 잘되자고 합심했죠. '내가 주인공이야'하고 부담감을 느끼는 게 맞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동료들을 믿고 부담도 많이 덜었어요." '세상을 뒤집는 건 항상 의외의 인물들이지.'
'조작된 도시'는 평범한 인물이 거대 세력과 대척점에 서면서 용감하게 맞서 멋지게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평범한 일반인들도 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촬영하는 내내 먹먹함이 있었죠. 영화를 소개할 때 비주류의 사람들이 권력자들과 싸우는 이야기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주류와 비주류를 어떻게 분리할까 싶어요. 우리 현실이 안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창욱은 권유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억울한 상황이 온다면 극 중 인물처럼 호기롭게 싸울 수 있을까.
"겁이 많은 편이예요. 누구보다 정의롭지도, 그렇다고 비겁하지도 않죠. 딱 보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유와 같은 상황에 대해 상상을 해 봤습니다. 그런 상황에 부닥쳐 있으면 나서서 돕지 않을까요? 보통의 사람이니까요."
'보통 사람' 지창욱은 충동적인 일탈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배우라고 해서 매번 새로운 생활이 기다리지는 않아요. 며칠 내내 똑같은 스케줄이죠. 매일 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을 걷기도 해요. 일상 속에서 떠나고 싶으면 훌쩍 여행을 가기도 하고 말이죠."
지창욱의 시간은 남들과는 다른 템포로 흐르는 것 같다. 대중들에게도 자신의 모습을 천천히 조금씩 꺼내 보이고 싶다고 했다.
"어느 볼링장에 갔더니 카운터 보시는 분이 '왜 액션밖에는 안 해요?'라고 물으셨어요. 그동안 액션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주얼적으로 인상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당분간 '액션'은 없습니다. 로맨틱 코미디, 참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웃음)"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배우 지창욱은 지난 8년간의 연예생활을 되돌아보며 덤덤하게 자신을 토닥였다.
일일드라마 '웃어라 동해야'(2010)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뒤 지창욱은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너무 재밌기도 했고, 때론 위태롭기도 했다. 서슬퍼런 연예계에는 좋은 사람들만큼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지창욱은 "대중들은 미디어에 비춰지는 면만 보기 때문에 모를 수도 있겠다"라면서 "그동안 갈림길이 많았는데 포기하지 않고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잘 버텼다 싶다"고 소회했다.
그동안 지창욱은 드라마 '기황후', '힐러', 'THE K2'까지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특히 액션 연기에서는 또래 배우 중 으뜸으로 꼽힐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그의 이름 뒤에 따라온 수식어는 '액션 장인', '액션 천재' 다.
조금 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지창욱이 영화 '조작된 도시'(박광현 감독)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렀다. 그가 가장 잘하는 액션으로 말이다. 지창욱은 "액션은 크게 어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액션 팀에서 상황에 따라 합을 짜고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연기를 합니다. '조작된 도시'는 단지 액션이 주가 되는 영화가 아니에요. 감정적인 부분을 상상하고 표현해야 했기에 체력적인 것 보다 감정적으로 더 힘들었죠."
'조작된 도시'는 전직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하루하루 PC방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는 별 볼 일 없는 백수가 3분16초 만에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지창욱이 연기한 백수 권유는 '미성년자 살인 강간'이라는 범죄의 용의자로 몰려 무기수들과 함께 옥살이를 한다.
이 교도소는 권유가 살인자의 누명을 쓴 후 분노와 억울한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판타지적인 모습으로 디자인 됐다. 강원도 태백의 폐광산에서 촬영한 교도소는 한층 위압적인 느낌이 강조됐다.
"일반적인 교도소의 느낌은 아니었어요. 매우 삭막했죠. 구르기도 하고 많이 맞기도했어요. 우울한 감정을 폭발시켜야 했기에 장소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힘들었지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거든요."
극 중 권유는 호된 옥살이를 하다가 자신의 결백을 믿어주는 게임 멤버들을 만나 게임 세계에서 갈고 닦은 전투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조작된 세상에 짜릿한 반격을 가한다.
"맞는 장면이 너무 많아 복잡한 감정들이 교차했습니다. 머리채가 잡힌 채 질질 끌려다니기도 했죠. 재촬영을 많이 했는데 너무 아파서 순간 짜증이 나더라고요. 연기니까 화를 낼수도 없고, 붉으락푸르락 했어요. 차라리 때리는 연기가 편하더라고요."
지창욱은 촬영 전부터 수개월에 걸쳐 강도 높은 액션 훈련을 자처했다. 고난도의 자동차 추격신과 와이어 액션은 박진감 넘치는 시원한 볼거리다. 마치 지창욱에 의한, 지창욱을 위한 영화 같았다.
"영화는 나 혼자서 만드는 작업이 아니더라고요. 동료 배우들과 수많은 스태프가 다 같이 잘되자고 합심했죠. '내가 주인공이야'하고 부담감을 느끼는 게 맞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동료들을 믿고 부담도 많이 덜었어요." '세상을 뒤집는 건 항상 의외의 인물들이지.'
'조작된 도시'는 평범한 인물이 거대 세력과 대척점에 서면서 용감하게 맞서 멋지게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평범한 일반인들도 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촬영하는 내내 먹먹함이 있었죠. 영화를 소개할 때 비주류의 사람들이 권력자들과 싸우는 이야기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주류와 비주류를 어떻게 분리할까 싶어요. 우리 현실이 안타깝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창욱은 권유와 얼마나 닮아있을까. 억울한 상황이 온다면 극 중 인물처럼 호기롭게 싸울 수 있을까.
"겁이 많은 편이예요. 누구보다 정의롭지도, 그렇다고 비겁하지도 않죠. 딱 보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유와 같은 상황에 대해 상상을 해 봤습니다. 그런 상황에 부닥쳐 있으면 나서서 돕지 않을까요? 보통의 사람이니까요."
'보통 사람' 지창욱은 충동적인 일탈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배우라고 해서 매번 새로운 생활이 기다리지는 않아요. 며칠 내내 똑같은 스케줄이죠. 매일 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을 걷기도 해요. 일상 속에서 떠나고 싶으면 훌쩍 여행을 가기도 하고 말이죠."
지창욱의 시간은 남들과는 다른 템포로 흐르는 것 같다. 대중들에게도 자신의 모습을 천천히 조금씩 꺼내 보이고 싶다고 했다.
"어느 볼링장에 갔더니 카운터 보시는 분이 '왜 액션밖에는 안 해요?'라고 물으셨어요. 그동안 액션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주얼적으로 인상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 같아요.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당분간 '액션'은 없습니다. 로맨틱 코미디, 참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웃음)"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