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주가가 최근 7거래일 새 28.19% 급등하며 달아오르고 있다. 히트상품인 ‘불닭볶음면’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몰이’에 성공하자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기업 사업구조 재편 전문가인 이청룡 전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을 이달 초 영입하면서 사업 재편과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해외서도 '활활', 구조조정 전문가 영입…실적 기대 '솔솔'
◆5만원 선 돌파할까

삼양식품은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100원(2.23%) 내린 4만8200원에 마감했다. 7거래일 만의 하락이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결과다. 이날은 내렸지만 삼양식품의 7거래일 새 상승률은 유가증권시장 종목 가운데 세 번째로 높았다.

불닭볶음면이 해외 소비자 입맛도 사로잡으며 수출 물량이 대폭 늘어나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의 라면 수출은 지난해 1~9월 누적으로 540억원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 들어서는 수출이 월 110억~120억원까지 치솟으며 평월 수준과 비교해 두 배가량 늘어났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올해 불닭볶음면의 수출은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이 반짝인기에 그치지 않고 장수상품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라며 “입소문을 타고 중국은 물론 동남아,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 지역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화증권은 이날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8만2000원으로 높였다. 이 회사는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자 ‘불닭볶음면 컵라면’과 ‘치즈불닭볶음면’ 한정판 등 연관 제품도 줄줄이 내놓으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치솟는 수출 물량에 대응해 최근 강원 원주 라면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199억원을 투자해 오는 8월 증설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증축한 공장이 돌아가면 연 매출이 지금보다 1000억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연 매출이 3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인기몰이와 증설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사상 처음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청룡 부사장 영입한 까닭은

삼양식품은 지난 1일 이 전 사장을 영입해 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이 부사장은 삼일회계법인 상무와 부대표를 거쳐 2015년 7월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으로 선임돼 지난해 12월까지 재직했다. 그는 삼일회계법인에서 LG카드(현 신한카드) 구조조정과 동아제분·제일은행 매각 작업 등을 총괄했다. 롯데그룹이 하이마트·KT렌탈 등을 인수할 때 회계 실사를 맡기도 했다.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으로 재직할 때는 공사의 부채 감축과 알펜시아리조트 정상화 작업에서도 성과를 냈다.

그동안 경험을 살려 이 부사장은 삼양식품 부실 자회사의 사업 구조를 손질하고 새로운 인수 대상도 물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2010년 외식업체 호면당을 시작으로 제주우유, 크라제버거 등을 인수했지만 모두 수년째 적자를 내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매출이 급속도로 불어나고 있고 자회사도 늘어나는 등 몸집이 커진 만큼 회사 재무를 관리할 적임자를 영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