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출 문' 넓히는 IBK기업은행, 불황파고 함께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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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중소기업 대출 더 늘린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리스크에도 자금공급 작년보다 1조 확대
"책임 걱정 말고 마음껏 일하라" 김도진 신임 행장 직원들 독려
현장 파고들고 해외영토 넓히고
공단 많은 경기남부·인천본부 분할, 중기 영업·지원 현장 중심 효율화
인도네시아 등 현지 은행 인수 추진…해외수익 비중 20%까지 확대키로
중소기업 대출 더 늘린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리스크에도 자금공급 작년보다 1조 확대
"책임 걱정 말고 마음껏 일하라" 김도진 신임 행장 직원들 독려
현장 파고들고 해외영토 넓히고
공단 많은 경기남부·인천본부 분할, 중기 영업·지원 현장 중심 효율화
인도네시아 등 현지 은행 인수 추진…해외수익 비중 20%까지 확대키로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납니다.”
원로 방송인 송해 씨가 2012년 기업은행 광고에서 한 이 말은 ‘중소기업 지원’을 목표로 설립된 기업은행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평을 들었다. 이 광고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 저성장 시대 세태와 맞물려 지금도 곧잘 회자되고 있다.
한계 중소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업은행도 여신건전성 관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계 대출이 전체 여신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이 전체 여신의 약 77%(2016년 말 기준)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 취임한 김도진 신임 행장은 “지금의 금융 상황은 풍전등화와 같지만 중소기업 금융을 더 강화해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출 ‘더 적극적으로’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등을 포함한 연간 자금공급 규모를 지난해보다 1조5000억원 늘린 43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일부 시중은행이 최근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계기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김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마음껏 일하라.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점유율은 22.6%(2016년 말 기준)로 2위 은행(13.7%)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은행 경영 측면에선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이자가 비싼 기업대출을 주로 취급한 덕분에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91%(작년 상반기 기준)로 리딩뱅크인 신한은행(1.5%)이나 국민은행(1.58%)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여신 부실화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큰 부담이 된다. 연체가 급격히 늘면서 기업은행 실적도 곤두박질친다는 얘기다.
기업은행이 어려울 때 더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는 것은 지난 50여년간의 경험에서 습득한 일종의 노하우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 한 해 전체 은행권이 13조9000억원의 중소기업 대출을 줄인 반면 기업은행은 오히려 6000억원 늘렸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0월부터 2010년 말까지 2년여 동안에도 기업은행은 전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의 약 91%인 17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그 덕분에 상당수 중소기업이 위기를 넘겼고, 결과적으로 기업은행은 알짜 기업 고객을 더 많이 확보했다.
대주주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다 기업은행 스스로 옥석을 가려내 지원한 노력이 성과를 냈다. 영업점 직원들은 위기만 넘기면 성장을 계속할 알짜 기업을 찾아낸 뒤 지원에 공을 들였다. 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 직원들은 신입 때부터 중소기업 재무제표를 보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대출 중소기업이 일시적 위기인지, 구조적 위기인지 파악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조직개편 ‘미래 대비, 그리고 현장 속으로’
기업은행은 올해 초 본부 조직은 축소하고 지역본부를 보강하는 조직개편을 했다. 조직 운영을 현장 중심으로 더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본부 5개 부서 7개 팀을 통폐합하고 영업 현장에 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영업조직은 중소기업이 많은 인천 및 경기남부 지역을 분할해 인천동부지역본부와 경기남부지역본부를 신설했다.
동시에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신탁 등 전략사업부서를 강화했다. 문화콘텐츠금융 관련 조직을 CIB그룹에 편입시켜 투자 실행부서와 연계되도록 했다. 중소기업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했다. 기업고객그룹이 중소기업에 대한 영업과 지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관·대기업 조직을 따로 분리해 CIB그룹으로 합쳤다.
디지털 금융 시대에 대비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비대면채널, 핀테크(금융+기술) 업무를 수행하는 미래채널그룹을 신설하는 한편 핀테크 분야 중소기업 대출 지원도 확대한다. 핀테크 기업 신규 대출금리를 연 0.5% 추가 감면하고 2019년까지 2조1000억원의 여신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대출지원 기업은 ‘기업투자 정보마당’ 투자추천 기업과 ‘IBK금융그룹 핀테크드림랩’ 육성 기업으로 우선적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해외 진출 ‘목표는 동아시아 금융벨트’
기업은행은 해외 진출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동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2025년까지 20개국 165곳의 네트워크를 확보해 해외 수익 비중을 은행 전체 이익의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기업은행이 보유한 해외 11개국 사업 자산은 은행 전체의 2.9%, 이익은 7% 수준이다.
가장 먼저 진출하는 곳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의 현지 은행을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은 기업은행 27개 해외 지점과 사무소 가운데 16개가 중국에 몰려 있고 동남아 지점과 사무소는 7곳에 불과하다.
기업은행은 해외 현지 소매금융시장 진출에 무게를 두는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해외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중국 중심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로 이전되는 것에 발맞춰 그쪽 지역으로의 진출을 본격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원로 방송인 송해 씨가 2012년 기업은행 광고에서 한 이 말은 ‘중소기업 지원’을 목표로 설립된 기업은행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평을 들었다. 이 광고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 저성장 시대 세태와 맞물려 지금도 곧잘 회자되고 있다.
한계 중소기업이 늘어나면서 기업은행도 여신건전성 관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계 대출이 전체 여신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이 전체 여신의 약 77%(2016년 말 기준)를 차지하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 취임한 김도진 신임 행장은 “지금의 금융 상황은 풍전등화와 같지만 중소기업 금융을 더 강화해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출 ‘더 적극적으로’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등을 포함한 연간 자금공급 규모를 지난해보다 1조5000억원 늘린 43조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일부 시중은행이 최근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계기로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소기업 대출을 줄이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김 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마음껏 일하라.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점유율은 22.6%(2016년 말 기준)로 2위 은행(13.7%)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은행 경영 측면에선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이자가 비싼 기업대출을 주로 취급한 덕분에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91%(작년 상반기 기준)로 리딩뱅크인 신한은행(1.5%)이나 국민은행(1.58%)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여신 부실화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큰 부담이 된다. 연체가 급격히 늘면서 기업은행 실적도 곤두박질친다는 얘기다.
기업은행이 어려울 때 더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는 것은 지난 50여년간의 경험에서 습득한 일종의 노하우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 한 해 전체 은행권이 13조9000억원의 중소기업 대출을 줄인 반면 기업은행은 오히려 6000억원 늘렸다.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10월부터 2010년 말까지 2년여 동안에도 기업은행은 전체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의 약 91%인 17조6000억원을 지원했다. 그 덕분에 상당수 중소기업이 위기를 넘겼고, 결과적으로 기업은행은 알짜 기업 고객을 더 많이 확보했다.
대주주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다 기업은행 스스로 옥석을 가려내 지원한 노력이 성과를 냈다. 영업점 직원들은 위기만 넘기면 성장을 계속할 알짜 기업을 찾아낸 뒤 지원에 공을 들였다. 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 직원들은 신입 때부터 중소기업 재무제표를 보면서 성장하기 때문에 대출 중소기업이 일시적 위기인지, 구조적 위기인지 파악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조직개편 ‘미래 대비, 그리고 현장 속으로’
기업은행은 올해 초 본부 조직은 축소하고 지역본부를 보강하는 조직개편을 했다. 조직 운영을 현장 중심으로 더 효율화하기 위해서다. 본부 5개 부서 7개 팀을 통폐합하고 영업 현장에 인력을 추가 배치했다. 영업조직은 중소기업이 많은 인천 및 경기남부 지역을 분할해 인천동부지역본부와 경기남부지역본부를 신설했다.
동시에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신탁 등 전략사업부서를 강화했다. 문화콘텐츠금융 관련 조직을 CIB그룹에 편입시켜 투자 실행부서와 연계되도록 했다. 중소기업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했다. 기업고객그룹이 중소기업에 대한 영업과 지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관·대기업 조직을 따로 분리해 CIB그룹으로 합쳤다.
디지털 금융 시대에 대비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비대면채널, 핀테크(금융+기술) 업무를 수행하는 미래채널그룹을 신설하는 한편 핀테크 분야 중소기업 대출 지원도 확대한다. 핀테크 기업 신규 대출금리를 연 0.5% 추가 감면하고 2019년까지 2조1000억원의 여신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대출지원 기업은 ‘기업투자 정보마당’ 투자추천 기업과 ‘IBK금융그룹 핀테크드림랩’ 육성 기업으로 우선적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해외 진출 ‘목표는 동아시아 금융벨트’
기업은행은 해외 진출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동아시아 금융벨트 구축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2025년까지 20개국 165곳의 네트워크를 확보해 해외 수익 비중을 은행 전체 이익의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기업은행이 보유한 해외 11개국 사업 자산은 은행 전체의 2.9%, 이익은 7% 수준이다.
가장 먼저 진출하는 곳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남아시아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의 현지 은행을 인수합병(M&A)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은 기업은행 27개 해외 지점과 사무소 가운데 16개가 중국에 몰려 있고 동남아 지점과 사무소는 7곳에 불과하다.
기업은행은 해외 현지 소매금융시장 진출에 무게를 두는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해외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중국 중심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로 이전되는 것에 발맞춰 그쪽 지역으로의 진출을 본격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