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장갑을 끼고 가상현실(VR) 속으로 들어간다. 영화 속 ‘스파이더맨’처럼 손목을 바깥쪽으로 접어 쑥 내밀자 ‘쉭’ 소리를 내며 거미줄이 발사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같은 일을 가능하게 해줄 ‘오큘러스 글러브’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큘러스는 페이스북이 2014년 20억달러에 인수한 VR 전문 기업으로 지난해 VR 헤드셋 ‘오큘러스 리프트’를 출시했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미국 워싱턴주 레이먼드에 있는 오큘러스연구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글러브 시제품을 체험했다. 그는 “손을 가상 세계로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나왔다”며 “(각종 센서가 부착된 하얀 색깔의) 글러브를 끼면 VR 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가상 키보드로 문자를 입력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스파이더맨처럼 거미줄을 쏠 수도 있다”며 실제 오큘러스 리프트와 글러브를 착용한 채 손목을 쑥 내민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