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월드컵' 예선 폭풍질주…다크호스'로 뜨는 한국의 경주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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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레이드 등 5마리
총상금 115억원 걸린 두바이월드컵 도전장
예선 1~4위 '깜짝 돌풍'
내달 4일 준결승 진출…결승 오르면 몸값 껑충
한국 말산업 성장 '가속도'
총상금 115억원 걸린 두바이월드컵 도전장
예선 1~4위 '깜짝 돌풍'
내달 4일 준결승 진출…결승 오르면 몸값 껑충
한국 말산업 성장 '가속도'
세계 최대 경마 대회인 ‘두바이월드컵 카니발’ 예선전이 열린 지난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메이단 경기장. 1200m 경주에 나선 한국 경주마 ‘메인스테이’가 외국 경주마들을 한 마리씩 제치고 앞으로 나섰다. 600m 지점에서 속도를 내기 시작한 메인스테이는 4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날 또 다른 한국 경주마 ‘디퍼런트디멘션’도 1600m 경주에서 3위에 올랐다.
유승호 한국마사회 국제경주TF 팀장은 “지난 9일 2000m 경주에 출전한 ‘트리플나인’이 4위를 기록한 데 이은 쾌거”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해외 메이저 대회에서 국산 경주마의 상위권 점령은 2~3년 전만 해도 ‘불가능한 도전’으로 여겨졌던 일이다.
박양태 마사회 경마본부장은 “국산 경주마들이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국제 레이팅(경주마 능력지수)이 상승해 말산업 성장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경주마의 해외 출전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권 휩쓴 국산 경주마
두바이월드컵은 1996년 처음 열린 후 20년째 이어져 온 국제 경마축제다. 총상금 1000만달러(약 115억원)로 세계 최대 규모다. 세계 명마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승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경마계의 월드컵’이라 불린다. 올해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 참가한 한국 경주마는 국제 레이팅이 가장 높은 다섯 마리다. 2년 연속 국내에서 ‘연도 대표마’로 선정된 트리플나인(국제레이팅 106)과 국내 주요 3개 대회를 3세 때 모두 우승한 국내 최초의 ‘통합 삼관마’ 파워블레이드(100), 메인스테이(101), 디퍼런트디멘션(98), 서울불릿(96) 등이다. 이 중 디퍼런트디멘션만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왔고, 나머지는 모두 한국에서 나고 자란 말이다.
유 팀장은 “한국에서 가장 잘 달리는 ‘국가대표 경주마’들로 팀을 꾸려 참가했다”며 “지난달부터 열리고 있는 예선전에서 이들이 1~4위를 휩쓸어 국제 경마계를 놀라게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예선전에서 1위를 차지한 메인스테이는 국제레이팅이 95점에서 101점으로, 2위를 기록한 트리플나인은 105점에서 106점으로 상승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레이팅이 높은 경주마는 미국 ‘애로게이트’(134)다. 두바이월드컵은 예선부터 결선까지 8주에 거쳐 펼쳐진다.
두바이월드컵을 총괄하는 프랭크 가브리엘 대표는 “작년에 처음 참가한 한국 경주마들이 두 번째 해에 세계적인 경주마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며 “앞으로 한국 경주마를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선전에서 맹활약한 한국 경주마들은 다음달 4일 열리는 ‘슈퍼새터데이’를 노리고 있다. 슈퍼새터데이는 두바이월드컵의 준결승전이다. 유 팀장은 “슈퍼새터데이에 트리플나인과 파워블레이드, 메인스테이 등을 출전시킬 예정이며 여기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결승전에도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주마 몸값 뛰면 말산업도 성장”
두바이월드컵과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경주마의 몸값은 수직 상승한다. 유 팀장은 “세계 주요 대회에서 우승한 말은 6세에 씨수말로 전환했을 때 1회 교배 비용이 1만달러를 넘는다”며 “교배 수입은 물론 매년 200억원의 수입마 대체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주마 전문 사이트 블러드호스에 따르면 미국의 ‘태핏’ 같은 명마는 1회 교배 비용이 최대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에 달한다. 1년에 150번가량 교배하기 때문에 경주마 한 마리가 연간 4500만달러(약 517억원)를 벌어들인다는 얘기다.
세계경마연맹(IFHA)에 따르면 국내 씨수말은 76마리로 일본(223마리), 영국(206마리)의 30% 수준이다. 세계 최대 말산업 국가인 프랑스(1514마리)와 미국(2080마리)의 3~5% 수준이다. 유 팀장은 “한국은 세계 7위 경마 대국인 만큼 앞으로 우수한 경주마를 확보해 질적 성장을 해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한국 경주마의 품질 향상은 국내 말산업 성장에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한국 경마가 ‘파트2’로 승격되면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총상금 17억원 규모의 국제대회인 ‘코리안컵’을 신설하는 등 글로벌화에 나서고 있다. 박 본부장은 “한국 경마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 경주마와 경주 수출(경주 실황 해외 중계)도 탄력을 받는다”고 기대했다.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국내 말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3조2000억원으로, 레포츠 문화 발전에 따라 말산업도 5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말산업 성장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인재육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유승호 한국마사회 국제경주TF 팀장은 “지난 9일 2000m 경주에 출전한 ‘트리플나인’이 4위를 기록한 데 이은 쾌거”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해외 메이저 대회에서 국산 경주마의 상위권 점령은 2~3년 전만 해도 ‘불가능한 도전’으로 여겨졌던 일이다.
박양태 마사회 경마본부장은 “국산 경주마들이 세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국제 레이팅(경주마 능력지수)이 상승해 말산업 성장의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 경주마의 해외 출전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권 휩쓴 국산 경주마
두바이월드컵은 1996년 처음 열린 후 20년째 이어져 온 국제 경마축제다. 총상금 1000만달러(약 115억원)로 세계 최대 규모다. 세계 명마들이 한자리에 모여 우승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경마계의 월드컵’이라 불린다. 올해 두바이월드컵 카니발에 참가한 한국 경주마는 국제 레이팅이 가장 높은 다섯 마리다. 2년 연속 국내에서 ‘연도 대표마’로 선정된 트리플나인(국제레이팅 106)과 국내 주요 3개 대회를 3세 때 모두 우승한 국내 최초의 ‘통합 삼관마’ 파워블레이드(100), 메인스테이(101), 디퍼런트디멘션(98), 서울불릿(96) 등이다. 이 중 디퍼런트디멘션만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왔고, 나머지는 모두 한국에서 나고 자란 말이다.
유 팀장은 “한국에서 가장 잘 달리는 ‘국가대표 경주마’들로 팀을 꾸려 참가했다”며 “지난달부터 열리고 있는 예선전에서 이들이 1~4위를 휩쓸어 국제 경마계를 놀라게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예선전에서 1위를 차지한 메인스테이는 국제레이팅이 95점에서 101점으로, 2위를 기록한 트리플나인은 105점에서 106점으로 상승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레이팅이 높은 경주마는 미국 ‘애로게이트’(134)다. 두바이월드컵은 예선부터 결선까지 8주에 거쳐 펼쳐진다.
두바이월드컵을 총괄하는 프랭크 가브리엘 대표는 “작년에 처음 참가한 한국 경주마들이 두 번째 해에 세계적인 경주마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며 “앞으로 한국 경주마를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선전에서 맹활약한 한국 경주마들은 다음달 4일 열리는 ‘슈퍼새터데이’를 노리고 있다. 슈퍼새터데이는 두바이월드컵의 준결승전이다. 유 팀장은 “슈퍼새터데이에 트리플나인과 파워블레이드, 메인스테이 등을 출전시킬 예정이며 여기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결승전에도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주마 몸값 뛰면 말산업도 성장”
두바이월드컵과 같은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경주마의 몸값은 수직 상승한다. 유 팀장은 “세계 주요 대회에서 우승한 말은 6세에 씨수말로 전환했을 때 1회 교배 비용이 1만달러를 넘는다”며 “교배 수입은 물론 매년 200억원의 수입마 대체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주마 전문 사이트 블러드호스에 따르면 미국의 ‘태핏’ 같은 명마는 1회 교배 비용이 최대 30만달러(약 3억4000만원)에 달한다. 1년에 150번가량 교배하기 때문에 경주마 한 마리가 연간 4500만달러(약 517억원)를 벌어들인다는 얘기다.
세계경마연맹(IFHA)에 따르면 국내 씨수말은 76마리로 일본(223마리), 영국(206마리)의 30% 수준이다. 세계 최대 말산업 국가인 프랑스(1514마리)와 미국(2080마리)의 3~5% 수준이다. 유 팀장은 “한국은 세계 7위 경마 대국인 만큼 앞으로 우수한 경주마를 확보해 질적 성장을 해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한국 경주마의 품질 향상은 국내 말산업 성장에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한국 경마가 ‘파트2’로 승격되면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총상금 17억원 규모의 국제대회인 ‘코리안컵’을 신설하는 등 글로벌화에 나서고 있다. 박 본부장은 “한국 경마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 경주마와 경주 수출(경주 실황 해외 중계)도 탄력을 받는다”고 기대했다.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국내 말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3조2000억원으로, 레포츠 문화 발전에 따라 말산업도 5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말산업 성장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인재육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