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부산 광복본점.
올리브영 부산 광복본점.
CJ올리브네트웍스가 작년 말 부산 남포동 비프(BIFF)광장로에 문을 연 올리브영 광복본점에는 음향기기 체험코너가 있다. 기존 올리브영 매장들에는 없는 공간이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헤드폰과 스피커 등을 이용해보고 구입할 수 있다.

올리브영 광복본점에는 이 밖에도 다른 매장에 없는 제품들이 많다. 백화점에서만 판매하던 화장품 브랜드 오리진스와 크리니크도 이곳에 입점했다. 각종 운동용품과 속옷, 텀블러, 리빙소품, 패션 액세서리 등을 구비했다. 멀티비타민 엽산 등 영양제와 다이어트 보조제, 먹는 콜라겐 등 식품류도 늘렸다. 회사 관계자는 “광복본점을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으로 꾸몄다”고 설명했다. 개장 40일 만에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은 50만명을 넘어섰다.

◆간편식, 여성들에게 인기

올리브영 부산 광복본점.
올리브영 부산 광복본점.
국내 1위 헬스·뷰티 스토어인 올리브영이 ‘라이프스타일숍’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유통 매장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화장품 위주였던 품목을 다양하게 늘리는 한편 매장 인테리어도 바꾸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부산 광복본점이 그 시작이다. 올리브영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화장품뿐 아니라 의식주에 필요한 제품을 올리브영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이나 생활소품점 등과 차별화하기 위해 ‘건강과 미용’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광복본점에서 판매하는 패션제품도 기능성 속옷 ‘세컨스킨’, 요가 의류 ‘가이암’ 등 건강 관련 상품으로 구성했다. 매장 체험공간 중 두피 테스트존에서는 기기를 통해 두피와 모발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전 매장에서 건강 간편식품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구색만 갖추던 과거와 달리 간편식품 매대를 매장 중앙으로 옮겨오고 제품 수도 늘리고 있다. 지난달 올리브영의 간편식 매출은 작년 10월에 비해 두 배 증가했다. 아침을 거르기 쉬운 직장인이나 건강을 챙기며 다이어트하는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간편식 ‘랩노쉬’의 지난달 매출은 입점 초기인 작년 10월에 비해 10배 뛰었다. 랩노쉬는 필수 영양소가 골고루 함유된 분말이 담긴 병에 물을 넣어 먹는 간편식이다. 올리브영 자체브랜드(PB)로 출시한 견과제품 ‘너트 한줌’과 인테이크에서 출시한 ‘모닝죽’도 인기다. 짜서 먹을 수 있는 형태의 용기에 단호박, 팥, 고구마 죽이 들어 있는 ‘모닝죽’은 아침식사 대용으로 인기를 끌면서 지난달 매출이 작년 10월에 비해 약 60% 증가했다. 올리브영은 지난 8일엔 물에 넣어 ‘디톡스 워터’를 만들 수 있는 건조 과일 ‘퐁당레몽’을 출시했다. 과일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고, 해독작용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성들의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 반응 수시로 조사

올리브영은 플래그십 매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 본 뒤 소비자 반응이 좋으면 다른 매장에도 변화를 줄 방침이다. 2014년 문을 연 명동 플래그십 매장 역시 새 제품 등의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단백질 폭탄 샴푸’와 USB 충전식 헤어롤인 ‘스타롤’은 이 매장에서 인기를 끌자 전 매장으로 확대해 판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판매 제품의 품목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플래그십 매장을 중심으로 소비자 반응을 수시로 조사한 뒤 전략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