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등판'한 미술계 뉴 리더…침체된 시장 살려낼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화익 화랑협회장·이범헌 미협 이사장 등 잇단 선출
경제학과 출신 최효준 관장·이학준 대표 역할도 기대
위작 논란 등 해법 관심…광주비엔날레 대표 곧 인선
경제학과 출신 최효준 관장·이학준 대표 역할도 기대
위작 논란 등 해법 관심…광주비엔날레 대표 곧 인선
화랑협회, 미술협회, 광주비엔날레 미술계 요직의 리더십이 잇달아 교체되면서 미술계에 새판이 펼쳐질 전망이다. 국제적인 현대미술 축제로 성장한 광주비엔날레는 박양우 대표가 지난달 31일 돌연 사퇴해 조만간 후임을 새로 정할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장에는 최효준 환기재단환기미술관 이사가 임명돼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한국화랑협회는 이화익 이화익갤러리 대표를 지난 8일 새 회장으로 뽑았고, 이범헌 한국미술인희망포럼 대표는 오는 24일 제24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에 취임한다. 전문성과 현실감각이 뛰어난 인물들이 대거 기용돼 위작 논란으로 피폐해진 미술시장 활성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제학도 출신들 ‘아트파워’ 대열에
우선 관심이 쏠리는 건 경제학도 출신들의 잇따른 ‘아트파워’ 대열 합류다. 최효준 신임 서울시립미술관장(65)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뒤늦게 미술계에 뛰어들었다.
덕수궁미술관장, 경기도미술관장, 전북도립미술관장을 지낸 그는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에서 최종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적격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추진해 반발했다. 최 관장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 전역의 미술관화’라는 목표를 세우고, 참신한 프로그램으로 시민 삶을 변화시키도록 조직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16일부터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 서울사무소를 맡은 이학준 대표(52)도 경제학도 출신이다. 배혜경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퇴직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가나아트갤러리와 서울옥션을 경영했던 그는 한국미술을 국제시장에 알리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익 회장 역할도 초미 관심
국내 142개 화랑 연합체인 한국화랑협회장에 당선된 이화익 이화익갤러리 대표(60)의 ‘구원투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사, 갤러리현대 디렉터로 일하다 갤러리를 창업했다. 당장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천경자 ‘미인도’와 이우환 위작 논란으로 침체된 시장의 활성화다. 미술시장은 4~5년째 위작 논란으로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정부가 위작 근절을 위해 ‘미술품 유통법’을 내놓았지만 정작 화랑업계는 실효성이 없고 되레 미술시장을 망쳐놓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최근 경매회사가 급성장한 반면 화랑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만큼 경매회사와 화랑의 공생 방안도 내놔야 한다.
4만명에 이르는 미술인을 대표하는 한국미술협회의 이범헌 신임 이사장(55)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미협은 미술대전이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면서 미술계의 외면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미술인의 명예와 권위 회복을 위해 운영체계를 전면 개혁하는 게 급선무다. 그동안 지지부진한 시스템 혁신으로 비판을 받아온 미협이 이번에는 진전된 혁신 방안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새 수장에 누가 오를까
박양우 전 대표가 중앙대 교수로 돌아가면서 공석이 된 광주비엔날레의 새 대표를 누가 맡을지도 주목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후임 대표 선임에 앞서 이르면 다음달 정관을 개정해 조직을 개편할 방침이다.
대표이사제를 폐지하고 상임이사장을 둘 것인지, 아니면 현재처럼 이사장과 대표이사를 별도로 둘 것인지 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후임 대표 역시 지역사회나 미술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세계 무대에 광주비엔날레를 알릴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술계에서는 전직 대학 총장이나 장관급 인물, 대기업 경영인 출신이 기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말 마케팅 전문가인 조정열 사장이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화랑 업무 전면에 나선 도형태 갤러리현대 사장(48), 제57회 베니스비엔날레(5월13일~11월26일)의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은 이대형 현대자동차 아트디렉터(43), 지난해 초 아트선재센터 관장을 맡은 김선정 씨(52·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 큰딸)도 현대미술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경기 침체와 맞물려 위축된 미술시장에서 왕성한 의욕과 신선한 시각으로 무장한 새 리더들이 한국 시각예술의 새 문화를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경제학도 출신들 ‘아트파워’ 대열에
우선 관심이 쏠리는 건 경제학도 출신들의 잇따른 ‘아트파워’ 대열 합류다. 최효준 신임 서울시립미술관장(65)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뒤늦게 미술계에 뛰어들었다.
덕수궁미술관장, 경기도미술관장, 전북도립미술관장을 지낸 그는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에서 최종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종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적격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추진해 반발했다. 최 관장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 전역의 미술관화’라는 목표를 세우고, 참신한 프로그램으로 시민 삶을 변화시키도록 조직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16일부터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 서울사무소를 맡은 이학준 대표(52)도 경제학도 출신이다. 배혜경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퇴직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가나아트갤러리와 서울옥션을 경영했던 그는 한국미술을 국제시장에 알리는 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익 회장 역할도 초미 관심
국내 142개 화랑 연합체인 한국화랑협회장에 당선된 이화익 이화익갤러리 대표(60)의 ‘구원투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은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학예사, 갤러리현대 디렉터로 일하다 갤러리를 창업했다. 당장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천경자 ‘미인도’와 이우환 위작 논란으로 침체된 시장의 활성화다. 미술시장은 4~5년째 위작 논란으로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정부가 위작 근절을 위해 ‘미술품 유통법’을 내놓았지만 정작 화랑업계는 실효성이 없고 되레 미술시장을 망쳐놓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최근 경매회사가 급성장한 반면 화랑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는 만큼 경매회사와 화랑의 공생 방안도 내놔야 한다.
4만명에 이르는 미술인을 대표하는 한국미술협회의 이범헌 신임 이사장(55)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미협은 미술대전이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되면서 미술계의 외면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미술인의 명예와 권위 회복을 위해 운영체계를 전면 개혁하는 게 급선무다. 그동안 지지부진한 시스템 혁신으로 비판을 받아온 미협이 이번에는 진전된 혁신 방안을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광주비엔날레 새 수장에 누가 오를까
박양우 전 대표가 중앙대 교수로 돌아가면서 공석이 된 광주비엔날레의 새 대표를 누가 맡을지도 주목된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후임 대표 선임에 앞서 이르면 다음달 정관을 개정해 조직을 개편할 방침이다.
대표이사제를 폐지하고 상임이사장을 둘 것인지, 아니면 현재처럼 이사장과 대표이사를 별도로 둘 것인지 이사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후임 대표 역시 지역사회나 미술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세계 무대에 광주비엔날레를 알릴 수 있는 전문경영인이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술계에서는 전직 대학 총장이나 장관급 인물, 대기업 경영인 출신이 기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년 말 마케팅 전문가인 조정열 사장이 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화랑 업무 전면에 나선 도형태 갤러리현대 사장(48), 제57회 베니스비엔날레(5월13일~11월26일)의 한국관 커미셔너를 맡은 이대형 현대자동차 아트디렉터(43), 지난해 초 아트선재센터 관장을 맡은 김선정 씨(52·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 큰딸)도 현대미술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승진 노화랑 대표는 “경기 침체와 맞물려 위축된 미술시장에서 왕성한 의욕과 신선한 시각으로 무장한 새 리더들이 한국 시각예술의 새 문화를 이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