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은 기자] 올 한해 지방 광역시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 중 전체의 50%가 넘는 물량이 재개발·재건축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이는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비율이다.

13일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지방 광역시에서 공급 예정인 물량은 총 7만2426가구로, 이 중 재개발·재건축이 차지하는 비율은 50.04%(3만6247가구)다.

이는 작년(1만3879가구)보다 약 38% 증가한 수치로 전국(총 36만3843가구 공급예정, 재개발·재건축 13만5639가구 공급예정) 재개발·재건축 물량의 26.7%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부산광역시(2만3401가구) △대전광역시(5973가구) △대구광역시(3518가구) △광주광역시(3355가구) △울산광역시(0가구) 순이다.

업계에서는 11·3 부동산 대책 등 분양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 속에서 대부분 주거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 도심 지역에 들어서는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수요층이 탄탄하고 미분양 리스크가 적다는 점을 공급 증가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공급된 아파트 상위 청약경쟁률 20개 단지들 중 재개발·재건축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여기에 정부의 공공택지 공급 중단으로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해지고 올해 말 종료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전국적인 재개발·재건축 공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조합원이 재건축을 통해 얻은 이익이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세금으로 내도록 한 제도다.

특히 지방 부동산시장의 경우 수도권 대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건설사들은 미분양 위험이 적고 사업성이 확보된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대전, 부산, 대구, 광주 등에서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공급된다. 대전에서는 이달 GS건설의 ‘복수센트럴자이’가 공급된다. ‘복수동1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이 단지는 대전광역시 서구 복수동 277-48번지 일대에 들어선다.

지하 2층~지상 29층, 11개 동, 전용면적 45~84㎡, 총 1102가구 규모로 일반분양물량은 866가구다. 단지 인근 삼육초·중, 복수초·고, 대신중·고, 신계중, 동방여중 등 우수한 교육여건을 갖췄으며 관공서와 문화시설도 인접해 있다. 고려개발도 동구 용운동에서 ‘e편한세상 용운(가칭)’을 공급할 계획이다.

부산에서는 한화건설이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연지 1-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부산 연지 꿈에그린'을 3월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최고 29층, 11개 동, 전용 59~84㎡, 총 1113가구 규모로 이 중 710가구가 일반분양분이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은 연제구 거제동에 ‘거제 래미안(가칭)’ 총 4295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 중 2787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대림산업의 북구 만덕동 ‘e편한세상 만덕 5구역(가칭)’ 2120가구도 3월께 선보일 예정이다.

대구에서는 화성산업이 대구광역시 남구 봉덕동 일원에 ‘봉덕화성파크드림(가칭)’ 332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일반분양은 248가구다. 동원개발도 남구 봉덕동에 '대구 신촌지구 동원로얄듀크(가칭)'를 공급할 예정이다.

광주에서는 라인건설이 광주광역시 동구 계림2구역을 재개발하는 ‘계림2구역 이지더원(가칭)’을 선보인다. 총 1700가구 규모다. 중흥건설은 이달 광산구 우산동 일대에서 송정주공을 재개발한 ‘광산구 우산동 중흥S-클래스 센트럴’을 분양할 예정이다. 송정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총 1660가구 중 708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비사업이 주로 구도심 등 기본적으로 기반시설을 갖춘 곳에서 추진되기 때문에 준공 후 바로 입주해도 거주하는데 불편이 적다”며 “지방 광역시의 경우 교통망, 각종 인프라가 시외곽으로 갈수록 수도권에 비해 만족도가 쉽게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도심지역 정비사업 신규분양에 관심을 가져 볼만 하다”고 말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