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살린 '아베노믹스'…엔저 덕에 4분기 연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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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년 4분기 GDP 0.2% 증가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호조
기업들도 실적 전망치 올려
"잠재성장률 웃도는 확장세"
부진한 민간소비가 걸림돌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 호조
기업들도 실적 전망치 올려
"잠재성장률 웃도는 확장세"
부진한 민간소비가 걸림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일본 경제가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로 4개 분기 연속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소비 회복이 더딘 점은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수출, 2년 만에 최대 증가율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2% 증가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연율로 환산하면 1.0% 증가다. 일본 GDP는 2015년 4분기 0.3% 감소한 뒤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추정치 평균 0.3%(연율 1.1%) 증가에는 못 미쳤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경제 재정·재생 담당상은 “고용·소득 환경 개선이 계속되는 가운데 완만한 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전체로도 잠재성장률을 크게 웃돈 1% 성장이어서 아베노믹스가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이 전분기 대비 2.6% 증가하면서 4분기 성장을 이끌었다. 2014년 4분기(3.2%)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0.2%포인트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미국과 중국으로 자동차 수출이 주도했다. 반도체, 스마트폰 부품 등 전자제품 수출도 크게 증가했다. GDP상 수출로 잡히는 방일 외국인 소비도 전분기 대비 0.9% 증가했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에 가까웠다. 개인소비가 전분기 대비 0.01% 감소했다. 주택투자는 0.2% 증가해 4분기 연속 늘었지만 전분기(2.4% 증가)보다 크게 둔화됐다. 정부부문의 공공투자도 1.8% 감소했다. 기업 설비투자는 0.9% 증가해 2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더딘 소비 회복은 찜찜
이시하라 재정·재생 담당상은 “올해도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장세가 강하진 않지만 2015년처럼 성장과 후퇴를 오락가락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도 올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일본 경제 성장에 가장 큰 훈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재개된 엔저(低) 흐름이다. 트럼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기대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초순께 달러당 101엔대이던 엔화가치는 이날 113엔대로 떨어졌다. 일본 주요 기업은 엔화의 급격한 약세에 힘입어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 가운데 도요타자동차, 캐논 등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200여개사가 2016회계연도 실적 전망치를 올렸다.
지난해 4분기엔 공공투자가 감소했지만 올 1분기부터 제2차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며 다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실적 호조로 기업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설비투자가 재개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신케 요시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0%대 후반인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불안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간 무역 불균형과 환율을 문제 삼을 경우 엔저 흐름에 제동이 걸리면서 경기 회복에도 역풍이 불 수 있다. 소비 회복이 더딘 점도 찜찜한 구석이다.
드발리에 이즈미 메릴린치일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취약한 민간소비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경기가 더 이상 강한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2% 증가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연율로 환산하면 1.0% 증가다. 일본 GDP는 2015년 4분기 0.3% 감소한 뒤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추정치 평균 0.3%(연율 1.1%) 증가에는 못 미쳤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경제 재정·재생 담당상은 “고용·소득 환경 개선이 계속되는 가운데 완만한 회복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인식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전체로도 잠재성장률을 크게 웃돈 1% 성장이어서 아베노믹스가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출이 전분기 대비 2.6% 증가하면서 4분기 성장을 이끌었다. 2014년 4분기(3.2%)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0.2%포인트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미국과 중국으로 자동차 수출이 주도했다. 반도체, 스마트폰 부품 등 전자제품 수출도 크게 증가했다. GDP상 수출로 잡히는 방일 외국인 소비도 전분기 대비 0.9% 증가했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에 가까웠다. 개인소비가 전분기 대비 0.01% 감소했다. 주택투자는 0.2% 증가해 4분기 연속 늘었지만 전분기(2.4% 증가)보다 크게 둔화됐다. 정부부문의 공공투자도 1.8% 감소했다. 기업 설비투자는 0.9% 증가해 2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더딘 소비 회복은 찜찜
이시하라 재정·재생 담당상은 “올해도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장세가 강하진 않지만 2015년처럼 성장과 후퇴를 오락가락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31일 일본은행도 올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일본 경제 성장에 가장 큰 훈풍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재개된 엔저(低) 흐름이다. 트럼프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기대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초순께 달러당 101엔대이던 엔화가치는 이날 113엔대로 떨어졌다. 일본 주요 기업은 엔화의 급격한 약세에 힘입어 실적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SMBC닛코증권에 따르면 도쿄증시 1부 상장기업 가운데 도요타자동차, 캐논 등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200여개사가 2016회계연도 실적 전망치를 올렸다.
지난해 4분기엔 공공투자가 감소했지만 올 1분기부터 제2차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며 다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실적 호조로 기업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설비투자가 재개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신케 요시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0%대 후반인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을 실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불안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일 간 무역 불균형과 환율을 문제 삼을 경우 엔저 흐름에 제동이 걸리면서 경기 회복에도 역풍이 불 수 있다. 소비 회복이 더딘 점도 찜찜한 구석이다.
드발리에 이즈미 메릴린치일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취약한 민간소비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경기가 더 이상 강한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