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에 든 '멜라민' 분광 검사, 17만원대 저렴…휴대성 간편
기술 활용 범위 넓고 IoT 이용 원격검사도 가능
글로벌기업 협업 제안 활발
파이퀀트(대표 피도연·사진)는 이런 의문을 풀어주기 위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는 분광(分光) 기술을 이용해 식품 내 유해물질을 찾아내는 기기를 제조한다. 물질은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반응을 일으킨다. 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식품에 유해물질이 들어있는지를 알 수 있다. 지금은 중국 등에서 분유에 넣었다가 여러 명의 사망자를 내기도 한 ‘멜라민’과 같은 유해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기기를 생산한다. 손바닥만 한 기기에 분유를 부으면 스마트폰에 바로 안전한지가 뜬다. 이 회사의 피도연 대표는 창업 배경에 대해 “사람에게 꼭 필요한 의식주 중 집과 옷은 질이 낮아도 살 수 있지만 나쁜 음식을 먹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광 기술은 예전부터 많이 쓰였다. 고급 분광 기술을 보유한 업체도 많다. 파이퀀트 기기의 특징은 작고 싸다는 것이다. 모든 유해물질이 아니라 특정 물질만 감지할 수 있게 한 대신 가격을 확 내렸다. 지금 만들고 있는 분유용 측정기 가격은 150달러(약 17만원) 정도다. 피 대표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세계적 장비기업의 분광 검사장비도 최소 500달러는 넘는다”고 말했다. 사용 편의성도 특징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만 있으면 원격으로도 검사가 가능하다.
지금은 분유만 검사하지만 파이퀀트의 기술을 활용하면 어느 유해물질이든 감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크기를 더 작게 해 아예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도 있다. 이런 잠재력을 인정받아 이달 말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의 스타트업 경진대회 4YFN(4 years from now)에서 IoT 부문 우수기업에 뽑히기도 했다. 최근엔 아마존, 벤츠 등에서 협업 제안도 받았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